박혁권 "제 몸 노출하면, 보고 싶어할까요? 하하"(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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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혁권 / 사진=김창현 기자 |
"제가 낯을 좀 가려서..."
지난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박혁권(45)은 길게 자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수줍게 기자를 반겼다. 달라진 헤어스타일에 대해 먼저 물었더니 "기른 게 아니라 안 깎은 것"이라며 머쓱하게 웃었다.
"제가 좀 기복이 있어요. 나이 먹으면서 좀 더 심해지는 것 같고, 하하."
박혁권은 사석에서 위트가 넘치는 배우로 소문나 있다. '국민 MC' 강호동도 그와 술자리를 갖고 "완전 물건"이라며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톱스타들도 나가고 싶어하는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직접 섭외 제안을 받고 출연했을 정도.
하지만 박혁권의 본업은 배우다. 단연 끼와 재능은 연기할 때 더욱 빛을 발한다.
때론 화려한 외모 속에 잔인한 면모를 드러내는 고려 무사 길태미('육룡이 나르샤')로, 때론 출세를 위해 권력에 아첨하는 검사 조강재('펀치')로, 어떨 땐 중2병에 걸린 떼쟁이 남편 강준형('밀회')으로 다양한 변신을 보여주며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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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혁권 /사진=김창현 기자 |
박혁권은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나홀로 휴가'로 다시 관객과 만난다. '나홀로 휴가'는 10년 동안 옛사랑 주위를 맴도는 한 남자의 지긋지긋한 사랑 혹은 지고지순한 집착을 그린 스토킹 멜로 영화.
박혁권은 남자 주인공 40대 중반의 유부남 강재 역을 맡아 스크린 멜로 연기에 첫 도전했다.
"일단 산뜻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웃음) 장르 구분을 떠나서 사람이 느끼는 감정에 대한 얘기니까요. '육룡이 나르샤' 길태미도 어쨌든 한 인간이었으니까요. 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상황이나 감정을 연기한 거라 생각해요. 공감을 해주셨다면 너무 감사하죠."
'나홀로 휴가'는 감독으로 변신한 배우 조재현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조재현과 박혁권은 지난해 종영한 SBS 드라마 '펀치'에서 함께 맺은 인연으로 이번에 연출과 배우로 호흡을 맞췄다.
"드라마에서 제가 조재현 선배의 오른팔로 등장하기 때문에 촬영하면서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어느 날 선배가 저에게 '영화 연출할 거라고 처음엔 내가 연기하려 했는데, 네가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제안하시더라고요. 그 때만 해도 대본도 없고, 촬영 일정 계획도 없던 상황이라 설마 했죠."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가볍게 지나가는 소리 정도로 여겨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출연을 흔쾌히 수락했다고 했다. 그는 "물론 선배와 작품하면서 쌓은 신뢰가 있었다"며 "하지만 설마 찍겠나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정말 대본을 만들어 주시더라. 독수리 타법으로 8시간 만에 쓰셨다더라"고 웃었다.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마주한 조재현은 어땠을까.
"워낙 효율적이고, 균형 감각이 좋으신 분이에요. 촬영할 때도 합리적인 부분이 많았죠. 그래서 도움 받은 측면도 많았고요. 제가 불편해 하면 바로 캐치 하시고 물어보세요. 그럴 때마다 고마웠죠. 다음 작품이요? 음, 그 때는 대본을 보고 결정해야죠. 개인적인 친분도 중요하지만 일이니까 상식적인 절차대로 진행하는게...하하."
박혁권은 '나홀로 휴가'에서 첫 정사 연기에도 도전했다. 노출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그러나 그는 "큰 부담은 없었는데 잘하고 싶었다"며 "'사람들이 (내 몸을) 보고 싶어 하겠나' 생각은 해봤다"고 웃었다.
강재의 옛 사랑 시연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신인 배우 윤주에 대해선 "선한 사람이다"며 "그런 모습이 연기에도 묻어나온다. 배드신 찍을 때도 남자보다 여자가 불편할 부분이 많을 텐데 윤주가 나에게 보여준 선함이 있어서 더 잘 챙겨줘야겠다는 맘이 들었다. 고마웠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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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혁권 /사진=김창현 기자 |
박혁권은 극 중 유부남으로 등장하지만 아직 총각이다. 여러 작품에서 기혼 남성을 연기한 탓에 부부들이 출연하는 SBS '자기야-백년손님'에 섭외를 받을 정도로 오해를 받는다고 했다. "보는 분들은 그렇게 보시는데, 전 아직 아빠보단 삼촌이 더 잘 붙어요."
40대 중반인데 아직 미혼이다 보니 결혼은 언제 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특별히 독신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고요. 아직 저의 인간 됨됨이를 봤을 때 결혼 생활을 잘 이끌어나갈 수 있는 그릇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준비가 안 된 것 같아 자신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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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혁권 /사진=김창현 기자 |
그간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펀치', '프로듀사', '착하지 않은 여자들', '밀회', 영화 '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 '터널' 등 다수의 작품에서 다채로운 캐릭터를 선보인 그는 단연 가장 인상 깊었던 캐릭터 중 하나로 '육룡이 나르샤'의 길태미를 꼽는다.
그는 올해 초 인기리에 종영한 '육룡이 나르샤'에서 진한 눈화장을 한 잔인한 무사 길태미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길태미 이후 4~5건 정도 CF 제안이 들어왔는데 다 거절했다"며 "그 중 색조화장품 CF가 있었는데 정말 너무 웃겼다"고 말했다.
그가 CF 제안을 거절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배우가 CF를 찍는 것이 당연한 건가 아직 고민이 들어요. 그렇게까지 노출을 하는 것이 맞는 건지 생각도 들고요. 언제까지 일지 모르지만 지금은 배우만 해도 먹고 살 수 있거든요. 굳이 더 금전적으로 욕심을 부리는 게 맞는 것인지 모르겠더라고요. 돈이라는 게 어렵고 조심스러운 것 같아요."
그는 평소 후배들에게 생활 규모를 키우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는 "배우는 고정된 월급이 없으니까 잘 되도 오래 유지하기 힘들더라"며 "내년이면 또 어떻게 될 지 모른다. 한 번 잘됐다고 차를 바꾸고, 집을 이사하면, 나중에 안 해야 될 일도 해야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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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혁권 /사진=김창현 기자 |
박혁권은 현재 차기작으로 영화 '사선에서' 촬영을 앞두고 있다. '사선에서'는 1970년대에 반체제 인사로 낙인찍힌 경제학자가 북한의 제의로 탈북을 한 후 다시 가족을 데리고 독일을 통해 탈출하는 이야기. 박혁권은 극 중 북한 공산당의 고위 간부로 등장, 주인공 오영민 역의 이범수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조만간 머리도 다시 깎아야 돼요. 해외 분량을 찍으러 폴란드에 갑니다. 최근 제의 받은 작품 속 인물들이 역할은 다다르지만 저랑 조금씩 다 닮은 부분이 있어서 맘에 들어요. 많이 기대해 주세요."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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