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출범 일본프로농구, 20년 KBL의 오늘은?


일본 프로농구가 올 시즌 새 출발에 나선다. 리그를 새롭게 정비하고 과감한 투자로 팬에게 다가선다. 한국프로농구(KBL)보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일본의 환골탈태는 올해 출범 20주년을 맞이하는 KBL에 여러가지를 시사한다.
일본 프로농구는 2006년 이후 BJ리그와 NBL(과거 JBL)이 함께 운영됐다. 두 리그에 많은 팀들이 있었으나 팬들은 혼란스러웠다. 평균 관중 2000~3000명 수준으로 큰 사랑을 받지도 못했다. 일본 프로농구는 리그의 활성화를 위해 통합의 필요성을 느껴왔고 2016~2017 시즌 마침내 하나의 리그로 만들어 ‘B리그’로 새 출범한다. 오는 22일 개막하는 2016~2017 시즌 B리그는 1·2·3부의 45개팀으로 꾸려 승강제까지 구축해 운영한다.
리그 외형만 정비한 게 아니다. 확실한 프로스포츠로 자리잡기 위해 지역 연고의 밀착 활동에 더욱 힘을 쏟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는 구단 재정 확충과 자립도와도 연결된다. 철저한 지역 밀착 공략으로 충성 팬을 늘리고 이를 통해 수익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과거 BJ리그 사무국에서 일했던 재일교포 정용기씨는 7일 “일본 프로농구가 새롭게 리그를 만들면서 승강제를 구축했는데 성적 뿐 아니라 재정과 관중 등의 요소도 기준을 채우지 못하면 강등이 된다”고 설명했다. B리그는 3년 연속 구단 운영에서 흑자를 내지 못하면 자동 강등이 되는 살벌한 시스템을 채택했다. 구단 스스로 자립하고 지역에 자리를 잡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도록 아예 규정으로 못박은 것이다.
리그 사무국도 프로야구·프로축구 등에서 실적을 냈던 마케팅 전문가들을 영입했다. 이들을 활용해 큰 투자를 이끌어냈다. 일본 최고의 IT기업 소프트뱅크가 연간 300억원 규모의 스폰서로 참여한다. 그동안 미디어 노출이 부족했던 일본 프로농구는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을 통해 인터넷 중계를 실시하고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농구팬에게 다가간다.
일본 프로농구의 새 출발은 출범 20주년을 맞는 KBL의 행보를 돌아보게 한다. 한국 농구는 1990년대 농구대잔치의 인기를 바탕으로 프로의 길에 접어들었지만 오히려 인기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무늬만 지역 연고이고, 구단은 여전히 모기업의 지원에 의존해 운영한다. 매년 불거지는 판정과 제도에 대한 불만은 넘쳐난다.
KBL은 아직 올 시즌 타이틀 스폰서를 구하지 못했다. KBL은 위기의식을 말로만 나타낼 뿐 빠르게 바뀌는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지도 못하고 뚜렷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20주년 기념 엠블럼보다 쇠퇴하는 현실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리그 발전 방향의 틀을 잡는 일이 더 시급하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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