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감소는 '장기 추세'.."운전자 견인 유가 랠리 끝"

황윤정 기자 2016. 9. 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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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유소.© AFP=뉴스1

(서울=뉴스1) 황윤정 기자 = 올해 선진국 운전자들의 원유 수요가 늘며 국제유가 반등에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이 이제 ‘선진국 운전자들이 이끄는 유가 랠리는 끝이 났다’고 진단한다. 장기적 추세에서 원유 소비가 감소함에 따라 국제유가에 하방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이 하락한 영향으로 지난 12개월간 미국 운전자들의 주행거리가 3조마일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에는 휘발유 소비량이 일평균 970만배럴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7월에는 전체 자동차 판매량에서 연료 소비가 많은 트럭과 SUV차량의 비중이 사상 최대치를 보였다.

그러나 여름 드라이빙 시즌이 끝난 지금 현재 전문가들은 연료 가격이 더 많은 휘발유 소비를 부추길 만큼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또한 장기적으로 원유 수요를 확대시킬 만큼 유럽과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충분히 견조하지 못하다는 우려감도 상당하다.

◇선진국 수요 위축…고용 부진도 원유 소비 둔화 부추겨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대부분이 차량 연료로 사용된다. 이로 인해 휘발유와 경유 소비는 국제유가를 움직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연료 수요가 둔화되고 재고가 증가하며 국제유가에도 하방 압력을 더했다. 이에 원유시장 참여자들은 재고가 현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거나 도리어 증가하며 유가 랠리가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6월과 7월 원유 소비가 확대됐음에도 공급이 더 빠르게 증가하며 원유시장은 수급 균형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원유 재고량은 또 다시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증가세를 나타냈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휘발유 저장량이 5억배럴에 달해 역대 최고치에 근접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고용성장률은 둔화되고 있다. 지난 1년간 미국에서는 240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됐다. 이는 직전년도에 신규 일자리가 310만개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위축된 수치이다. 인구 구성과 고용 성장률 트렌드는 자동차를 통한 연료 소비를 반영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미국 노동부 데이터에 따르면 소득이 없는 미국 평균 가정의 휘발유 소비액은 700달러인데 반해 소득이 있는 가정의 소비액은 1370달러에 달했다. 따라서 고용 부진은 원유 소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유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낮췄다. 모건 스탠리는 올해 3분기 국제유가 전망치를 종전 배럴당 50달러에서 4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도 OECD국가들의 내년 원유 소비량이 일평균 12만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정부 또한 내년 여름 드라이빙 시즌의 원유 소비는 올해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흥국 원유 소비도 '깜깜'…"수요 자극할 만한 요인 없다"

WSJ는 유럽 소비자들이 장기적으로 운전을 적게 하고 연료 효율이 높은 자동차를 구매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유럽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들의 원유 소비도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타이폰캐피탈매니지먼트의 제임스 쿠툴라스 최고경영자(CEO)는 “실질적으로 원유 소비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각국 정부가 신공장이나 도로 등 대형 신규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러나 실상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프라 지출이 없어 원유 수요가 자극될 만한 요인이 없다”고 덧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원자재 리서치 부문 대표인 프란치스코 블란치는 향후 원유 소비는 신흥국 시장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신흥국의 경제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어 향후 원유 소비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졌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7%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성장세가 둔화된 것이다.

또한 WSJ는 중국을 제외한 다른 신흥국들에 대한 기대감도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신흥국들의 규모가 작아 원유시장 전반에 파급효과를 주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이들 국가들은 아직 연료를 소비할 만한 공장 등의 인프라가 미비한 상황이거나 자동차를 구매할 중산층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y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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