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연봉 1.6억..의사 급여 오를수록 뛰는 비급여 비용

권화순|전혜영 기자|기자 입력 2016. 9. 7. 05:52 수정 2016. 9. 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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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 위협하는 건강보험 비급여]<2>-① 의사 평균연봉 1.6억원·임금 연 5.2%↑.. 의료비 원가상승 이끌어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전혜영 기자] [[국민건강 위협하는 건강보험 비급여]<2>-① 의사 평균연봉 1.6억원·임금 연 5.2%↑.. 의료비 원가상승 이끌어]

우리 사회에서 의사는 대표적인 고액 연봉자로 통한다. 하지만 의사 전체의 평균 연봉이 공개된 적은 한 번도 없다. 다만 보건복지부 자료로 종합병원에서 일하는 월급쟁이 의사의 평균 연봉이 공개된 적은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종합병원 의사의 평균 연봉은 1억6500만원에 달한다. 지방 소재 의사는 2억원이 넘는다.

종합병원 의사의 연봉은 일반 근로자 대비 4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의사’가 되기 위해 들인 노력과 비용, 업무 강도를 감안하면 연봉 수준이 높지 않다는게 의료업계 주장이다. 하지만 개업의까지 포함하면 의사 연봉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추산되는데다 의사 연봉이 일반 근로자 대비 3배 수준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과 비교하면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특정 직종인 의사의 연봉이 ‘공적 이슈’가 되는 이유는 국민 의료비 부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노동 집약적인 의료서비스 특성상 의사 연봉은 곧바로 의료비 원가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 국민 의료비의 63%가량은 건강보험 급여에서 부담하고 나머지는 개인이 부담한다. 급여 의료비가 정부 통제 아래에 있다 보니 비급여 의료비는 해마다 급여 의료비보다 높은 수준으로 상승해왔다. 비급여 진료 항목이 서민과 취약계층의 ‘등골 브레이커’가 되는 동안 의료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의사 연봉은 일반 근로자의 평균 임금 대비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월급 2400만원에 모십니다.” 평균 연봉 1.6억원의 의사들=“신경외과 전문의, 실수령액 월급여 1900만원+인센티브, 사택 제공”(지방소재 종합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급초빙, 실수령액 월급여 1800만~2400만원, 급여 협의 가능”(지방 소재 정형외과 전문병원)

의사들이 많이 이용하는 구인광고 사이트에서는 실수령액으로 월급여 1000만원 이상을 제시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일반 직장인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수준이지만 병원장과 의사들 사이에선 “월급여 1000만원이 마지노선”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비급여 진료를 많이 하는 정형외과나 피부과, 의사를 구하기 힘든 지방 병원일수록 연봉은 2억~3억원 수준으로 뛴다.

보건복지부가 국회예산정책처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종합병원 의사의 평균 연봉은 1억6500만원이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공개한 같은 해 일반 근로자의 평균 임금 3234만원에 비해 4~5배 가량 많다. 의사 연봉은 2008년 1억2200만원에서 2010년 1억3500만원, 2012년 1억5400만원 등으로 해마다 올랐다. 울산과 경상남도에 위치한 종합병원 의사의 평균 연봉은 각각 2억6300만원, 2억1200만원으로 2억원이 넘었다.

일반 근로자 대비 임금 상승률도 높다. 의사 연봉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5년간 연평균 5.2%씩 늘었는데 같은 기간 일반 근로자의 평균소득 증가율은 3.2%에 그쳤다. 정형선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일반 병·의원까지 포함한 OECD 국가의 의사 평균 연봉은 일반 근로자 대비 3배 수준”이라며 “국내 일반 병·의원 의사의 연봉은 공개된 적이 없어 정확한 비교가 어렵지만 종합병원 의사의 연봉이 일반 근로자 대비 4배면 전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인석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1인당 환자수 등 전반적인 노동 강도를 감안하면 의사 연봉이 높지 않다”며 “국민들이 지출하는 의료비 대비 의사들의 월급이 높다고 비판하지만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대기업 임원과 비교하면 높은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의대 정원 수년째 ‘3058명’ 그들만의 리그..커지는 의료사각지대=의사라는 직종은 고액 연봉으로 인해 선망의 대상이지만 의과대학 정원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 ‘3058명’으로 묶였다. 전공의를 지원한 의사 숫자는 2006년 3416명에서 2009년 3623명으로 증가했다가 2015년 3190명으로 도리어 감소했다. 의사 진입 문턱이 높다 보니 국내 인구 1000명당 활동 의사는 2015년 기준 2.2명으로 OECD 평균 3.3명에 비해 적다. 조사 대상 33개국 중 한국보다 인구 1000당 활동 의사 숫자가 적은 국가는 멕시코, 칠레, 브라질, 터키, 중국, 인도네시아 등 9개국에 불과하다.

물론 의사 숫자가 적정한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의대 정원을 늘리라는 주장에 의료계는 “의료서비스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우며 반발한다. 분명한 것은 수년째 의사 숫자가 통제되는 사이 의사 1인당 연봉은 일반 근로자 평균 임금 대비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이다. 김태은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관은 “의사 인건비 증가율이 높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의사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것을 하나의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한정된 인원의 의사들이 정형외과나 피부과 등 돈이 되는 비급여 진료로 몰리면서 필수의료 영역인 산부인과나 소아과 등은 의료진 부족으로 사각지대가 됐다. 지방 병·의원들은 의사를 충원하지 못해 애를 먹는다. 필수의료는 사각지대가 됐고 정부 통제권 밖에 있는 비급여 진료는 병·의원의 중요한 수익원이 됐다. 비급여 의료비 상승은 서민이나 취약계층의 의료비 상승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개업의사 학술연수에 ‘비급여 특강’이 인기몰이=이른바 ‘페이 닥터(월급쟁이 의사)’가 아닌 비급여 전문 개업 의사의 연봉 수준은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업 의사들은 특히 상대적으로 수가가 낮은 급여 진료 대신 비급여 진료에 집중한다. 의사들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열리는 각종 학술대회에서 ‘비급여 강의’는 필수 주제가 됐다.

일례로 한 의사회가 이달 주최할 예정인 추계 학술대회 주요 프로그램 안에는 ‘개원의사가 필수적으로 숙지해야 할 실손보험’ 세션이 있다.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과 관련해 외래진료 시 주의점을 상세하게 강의한다고 안내돼 있다. 최근에는 미용을 위한 도수치료에 대해 금융당국이 비급여 적용을 제한키로 하자 엄격해진 규정을 피하기 위한 도수치료 학술대회도 열린다.

비급여 전문병원이 아닌 대형 종합병원조차 비급여에 대한 의존도는 높은 편이다. 실손보험 지급액으로 생명보험사에서만 연간 100억원이 넘는 돈을 받은 종합병원 3곳은 비급여 비율이 7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전체 의료비 중 건강보험이 부담하는 63%를 제외하고 나머지 건강보험 급여의 본인 부담금과 비급여 비율은 거의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종합병원조차 수입의 상당 부분을 비급여에 의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전혜영 기자 m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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