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중 '사드 반대' 확고한 의지 표명..회담 직후 28분 만에 신속히 보도
[경향신문] ㆍ불편했던 정상회담 46분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 발표(7월8일) 이후 처음 만났다. 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다. 두 정상은 46분간 회담에서 “양국관계는 되돌릴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 측은 시 주석의 ‘사드 배치 반대’ 발언을 회담 종료 직후 신화통신을 통해 외부에 알리는 등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청와대는 기자들 요청에도 시 주석의 사드 관련 발언을 따로 소개하지 않았다.
먼저 발언을 시작한 시 주석은 1930년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항저우에서 3년간 활동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유명한 지도자인 김구 선생님께서 저장(浙江)성에서 투쟁하셨고, 중국 국민이 김구 선생님을 위해 보호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구 선생의 아들인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이 1996년 항저우 인근 저장성 하이옌(海鹽)을 찾았을 때 ‘음수사원 한중우의(飮水思源 韓中友誼)’라는 글자를 남겼다고 전했다. 음수사원은 ‘물을 마실 때 그 물이 어디에서 왔는지 생각한다’는 뜻으로, 한국 독립운동에 대한 과거 중국 지원을 강조하면서 한·중관계를 중요시해야 함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그런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은 오전 8시27분에 시작돼 9시13분까지 46분간 진행됐다. 순차통역이 아닌 동시통역으로 회담이 진행돼 두 정상이 충분한 대화시간을 가졌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하지만 회담 전후로 불편한 기색이 확인됐다. 양국이 두 정상의 사드 관련 발언을 제각각 소개한 것이 단적이다. 다자회의 계기 정상회담인 만큼 공동발표문 등이 없다는 설명이지만, 양국은 동북아 중요 현안인 사드에 대해 최소한의 조율된 브리핑도 내지 못했다. 두 정상이 각자 입장만 언급했을 뿐 인식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는 증거다.
특히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시 주석 발언을 회담 종료 28분 만인 오전 9시41분 보도했다. 사드 반대 의지를 알리려는 중국 측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발언이 한국 측에서 축소되거나 완곡하게 발표되는 상황을 막으려는 계산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왔다.
반면 청와대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은 회담 종료 3시간여 만인 오후 1시10분에야 회담 결과를 브리핑했다. 김 수석은 “사드 배치에 관한 한·중 양측 입장은 이미 여러 기회에 교환됐다”며 시 주석의 사드 관련 발언은 소개하지 않았다.
<항저우 |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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