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폐막]'시진핑 극장'에 모인 세계 지도자들..중 '대국의 힘' 과시

항저우 | 박은경 특파원 2016. 9. 5.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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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시진핑(習近平) 극장’에 모인 세계의 지도자들.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이틀간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대해 일본 지지통신은 “시진핑 극장에서 중국이 세계를 주도하는 대국임을 어필했다”고 평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시작된 G20 정상들의 모임은 8년 만에 무대가 중국으로 옮겨졌다.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세계는 중국의 돈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중국의 영향력은 그만큼 커졌다. 이번 회의는 이런 역학 변화를 그대로 보여줬다.

항저우는 저장성의 명소이고, 중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인터넷기업 알리바바의 본사가 있는 곳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4일 개막식에서 “항저우에서 세계 경제의 배를 이끌고 더 넓은 바다를 향해 나아가자”고 호소했고 폐막 후 기자회견에서는 “이번 회의가 저성장 세계 경제의 해결책을 찾는 데 풍성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20분 가까이 낭독한 발표문에서 항저우 회의가 세계 경제 성장에 많은 역할을 했음을 주로 강조한 후 질문은 받지 않고 퇴장했다.

시 주석은 회의 기간을 전후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을 잇달아 만났다. 이번 회의를 통해 국제무대에 데뷔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대응을 논의했고, 브라질의 미셰우 테메르 신임 대통령에게는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회의 개막 직전 미·중 공동으로 파리 기후변화협정 비준서를 유엔에 제출함으로써 글로벌 무대에서 ‘책임 있는 행위자’임을 과시했다.

외신들은 외교소식통들의 입을 빌려 “시진핑의, 시진핑에 의한, 시진핑을 위한 G20 회의였다”고 썼다. 내년 공산당 지도부 일부 교체를 앞두고 G20 회의를 권력 과시의 무대로 삼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바마와 시후(西湖) 주변을 산책하면서 웃는 얼굴을 보였지만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반대한다고 못 박았고, 아베에게는 남중국해에서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정상회의 기간 중국 선박들은 보란 듯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을 오갔다. 시 주석의 활약은 집권 마지막 해에 그리 좋지 못한 ‘아시아 외교’ 성적표를 받아든 오바마와 대비됐다. 항저우 입국 때 레드카펫조차 밟지 못한 오바마는 5일 푸틴과의 양자 회담에서 시리아 내전 대응책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도 실패했다.

G20 정상들은 이틀에 걸친 회의 뒤 ‘항저우 컨센서스’를 채택했다. 세계 경제를 저성장에서 끌어올리기 위해 보호무역주의와 통화경쟁을 지양하고 재정지출, 통화정책, 구조개혁 등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자는 것이 골자다. 2018년까지 2% 추가 성장을 이루자는 2014년의 합의를 토대로, ‘신속하고 완전한 성장전략’을 세우고 구조개혁을 이행하기 위한 액션플랜에 합의했다. 철강 감산에 뜻을 모았고, 각국에서 대두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를 막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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