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이는 '박근혜 외교']벽에 부딪히는 박근혜 '사드 설득'..푸틴도 시진핑도 '반대' 고수

유신모 기자 2016. 9. 4.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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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으로 한국이 강대국들의 전략적 게임에 말려드는 결과를 초래해 한국 외교에 중대한 장애요소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3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사드 배치, 남중국해 영유권, 인권, 종교의 자유 등을 놓고 4시간 이상 날선 공방전을 벌였다. 사드 배치 문제가 이미 미·중 갈등의 핵심 현안이 됐음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중국은 미국이 사드 시스템을 한국에 배치하는 데 반대한다”며 “미국 측에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가 4일 공개했다. 시 주석은 이날 비즈니스 서밋(B20) 개막연설에서도 “각국의 안보는 긴밀한 상관관계가 있고 어느 한 국가도 자기만 생각할 수 없으며 홀로 해결할 수 없다”며 “지난 시기의 냉전적 사고는 방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의 사드 배치 결정을 ‘냉전적 사고의 산물’로 규정한 것이다.

시 주석은 또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안정 수호,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등 자국의 한반도에 관한 ‘3대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각 당사국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피함으로써 정세의 전환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의 도발과 함께 한·미의 사드 배치 결정,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을 한반도 정세 악화 요인으로 간주하는 중국의 시각을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을 계기로 한·러 정상이 만났을 때도 러시아의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책임 있는 정부라면 국가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 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대북 제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는 한반도 핵 문제가 동북아에서의 전반적인 군사, 정치의 긴장 완화의 틀 내에서 해결돼야 한다고 본다”며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을 강조했다. 또 ‘군사적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언급함으로써 사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중은 5일 오전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첫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어서 시 주석이 박 대통령의 면전에서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할 것인지 주목된다. 한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사라지면 사드도 필요 없을 것이라는 논리로 중국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대통령은 2일 공개된 러시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이 같은 ‘조건부 사드 배치론’을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의 ‘사드 외교’가 실효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제안보 문제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은 이란 핵위협을 내세워 동유럽에서 미사일방어망(MD) 계획을 폈지만 이란과 핵합의 이후에도 유럽 MD 구축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며 “중·러는 ‘조건부 사드 배치론’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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