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이는 '박근혜 외교']허물어진 '균형 외교' 현장서 실감

항저우 | 이용욱 기자 2016. 9. 4.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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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9월3일 중국 베이징(北京) 전승절 70주년 행사 참석 후 1년 만인 지난 3일 항저우(杭州)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5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에 강하게 반대하는 중국 측 양해를 구해야 한다. 전승절 참석 때 부각됐던 미·중 간 ‘균형·실리 외교 행보’가 1년 만에 허물어지는 현실이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전승절 참석을 계기로. ‘한번도 가지 않은 길’을 가려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대미관계 부담을 안고, 박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톈안먼 망루에서 열병식을 지켜보는 장면이 전 세계에 실시간 중계됐다. 박 대통령이 미국 중심, 한·미·일 동맹 일변도였던 기존 한국 외교 틀에서 벗어나, 미·중 간 균형·실리 외교를 시도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박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은 대중 경제의존도가 큰 데다 중국을 움직여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점이 고려된 것이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중국 측이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압박에 이전보다는 적극적으로 동참한 것도 박 대통령이 전승절에 참석하는 등 한·중관계에 공을 들여온 덕분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하지만 G20 정상회의에선 ‘사드 이후’ 박 대통령의 달라진 처지가 확인됐다. 당장 시 주석은 G20 정상회의 하루 전 열린 비즈니스 서밋(B20) 개막연설에서 “각국의 안보는 긴밀한 상관관계가 있고 어느 한 국가도 자기만 생각할 수 없으며 자기 홀로 해결할 수 없다”며 사드 배치를 결정한 한국 정부를 공개 겨냥했다. 한·중 정상회담을 불과 이틀 앞두고 비판한 것이다.

정부가 G20 정상회의 개막을 코앞에 두고도 한·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발표하지 못한 것도 냉랭해진 양국 관계를 반영한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사드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에 대해 “유방(중국)을 노린 항우(미국)의 칼춤”(왕이 외교부장)이라고 여기는 만큼 ‘사드 배치는 자위권적 조치’라는 박 대통령 설명을 시 주석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항저우 |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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