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스' 김강현, '천만요정' 오달수 같은 '케미요정'을 향해 [인터뷰]

연휘선 기자 2016. 9. 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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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현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 매니저를 떨치고 '닥터스'의 신경외과 멍멍이까지. 배우 김강현은 내로라 하는 여배우들의 곁에서 드라마 흥행을 도왔다. 타고난 동안으로 유명한 그이지만 불혹을 의심케 하는 외모보다 특유의 친숙함이 더 매력적이었다.

김강현은 2일 티브이데일리와 SBS 드라마 '닥터스'(극본 하명희·연출 오충환)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닥터스'는 지난달 23일 밤 방송된 20회에서 20.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종영 전에는 '리우 올림픽' 특수 속에 자체 최고 시청률로 21.3%까지 기록했다. 올해 최고의 시청률은 아니었지만 15%만 넘어도 대박인 최근 드라마 시장에서 분명 괄목할 만 한 성과였다.

이에 '닥터스' 출연진은 지난달 26일 국내로 포상 MT를 다녀오기도 했다. 김강현은 이 같은 드라마의 성공에 "작품이 잘 돼서 정말 행복하다"며 웃었다. 그는 단순히 '닥터스'의 시청률 흥행을 떠나 좋은 동료를 만나서 너무 좋고 제작진 역시 그립다고 말했다. 그는 "왠지 모르겠다. 출연진, 제작진 모두 정말 끈끈했다"며 "이 작품은 이상하게 그립다"고 밝혔다.

김강현은 '닥터스'에서 신경외과 레지던트 4년차인 의국장 강경준 역으로 활약했다. 강경준은 '닥터스' 안에서 통칭 '신경외과 멍멍이'로 통하는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김강현의 강경준은 까칠하지 만은 않았다. 때로는 귀엽고 때로는 거칠 정도로 까칠했다. 이에 김강현은 "사실 처음에는 제작진이 강경준이 아닌 다른 역할을 제안하려고 했다"며 의외의 사실을 밝혔다.

김강현은 '닥터스'의 연출을 맡은 오충환 감독과의 인연으로 섭외 제안을 받았다. 오충환 감독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촬영 B팀 감독을 맡으며 당시 천송이 매니저 역할로 출연한 김강현을 눈 여겨본 것. 오충환 감독은 김강현을 처음부터 강경준 역할로 고정하지는 않았다. '닥터스'의 신경외과 레지던트 4명 중 한 명으로 염두에 뒀고 고심 끝에 강경준 역을 맡겼다.

이에 김강현은 "그런데 이제와 생각해 보면 나도 강경준이 아닌 누구 역할을 했을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강경준 뿐 아니라 극중 후배 레지던트인 피영국 역의 백성현, 최강수 역의 김민석, 안중대 역의 조현식 모두 캐릭터를 적절히 소화했음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강경준이 아닌 다른 역할을 욕심 냈다면 안중대가 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극중 안중대가 문지인이 연기한 천순희와 로맨스 라인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해 김강현은 "로맨스 연기에 대한 갈망이 있다"고 힘 있게 말했다. 이미 예능을 통해 결혼사실을 밝혔지만 워낙 동안인 탓에 아내 역시 총각 행세로 로맨스 연기를 하라며 응원해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강경준 역시 중간에 로맨스 설정이 있을 뻔 했지만 누락됐고 결국 드라마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유부남 설정으로 등장했다는 비하인드를 밝혔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이루지 못한 로맨스 연기에 대해 "만약 기회가 된다면 '꽁냥꽁냥'하는 귀여운 로맨스를 해보고 싶다"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로맨스 설정은 누락됐으나 강경준은 김강현을 만나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로 거듭났다. 특히 김강현의 강경준은 애드리브인지 연기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친숙한 표현들을 구사하며 시청자의 호감을 샀다. 조현식의 안중대를 가리켜 "준대 준대 안중대"라고 부른다거나 깜짝 놀란 순간 "옴마 아부지"라는 친근한 표현들이 자주 등장한 것이다.

김강현은 이에 대해 "'준대 준대 안중대'는 대사에 있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대신 그 대사가 등장하는 첫 신에서 강력한 인상을 남기려고 힘줘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또한 해당 대사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시청자를 생각해 부연 설명을 애드리브로 덧붙였다고 설명했다.

대사 별로 톤의 차이도 분명히 했다. 후배들 사이에서는 '신경외과 멍멍이'로 통하는 강경준이었으나 선배 의사들 앞에서는 유독 귀엽게 "다행이다" "신난다" 등을 소화하며 매력을 보여줬던 것이다. 김강현은 "음계로 따지면 저만의 솔, 라 정도에 해당하는 높은 톤이 있었다. 각 대사마다 순간순간 정해진 톤을 밀었다"고 말했다. 이에 오충환 감독도 현장에서 "이번엔 솔"이라고 외치며 특정 톤을 반영할 정도였다.

김강현만의 맛을 살린 애드리브는 주위 연기자들과의 합에서도 통했다. 그는 "배우들끼리 서로 이런 저런 애드리브를 준비해왔다며 내용을 공유한 뒤 서로 밀어주기도 했다"며 함께 호흡하는 배우들끼리 시너지를 냈다고 밝혔다. 심지어 드라마 후반부에는 너무 친해져서 재치 있는 애드리브는 사전 준비한 것과 반대로 해주며 재미를 더하기도 했다고.

애드리브가 김강현이 캐릭터의 맛을 살리기 위해 준비한 전부는 아니었다. 강경준은 '닥터스'의 신경외과 의사들 중 중간자적 지위해 해당했다. 레지던트들에게는 선배였고 펠로우 이상 전문의들에게는 후배였다. 이에 김강현은 극중 후배들을 대할 때와 선배들을 대할 때 대사는 물론 태도에 변화를 줬다. 극중 후배 의사들과의 촬영에서는 고압적이고 까칠한 선배 레지던트의 태도를 유지하고 선배 의사들과의 촬영에서는 얌전하고 공손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특히 김강현은 강경준이 배우 장현성이 연기한 극중 신경외과 과장 김태호에게 혼나는 장면에서 두 손을 공손하게 모으며 카메라를 낚아챘다. 눈빛과 표정뿐 만이 아니라 온 몸으로 연기하며 말 그대로 신 스틸러답게 화면을 가져간 것이다. 후에 오충환 감독은 강경준이 선배 의사들 앞에서 곤란한 상황에 처할 때마다 먼저 "손"이라고 외치며 공손한 손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강현은 연극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하며 카메라에 주로 잡히는 얼굴이나 상체 뿐만 아니라 온 몸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법을 터득했다. 남중, 남고, 군대까지 10년 동안을 남자들과의 단체 생활에 익숙해져 여자와 눈도 못 마주쳤다는 김강현은 대학로에서 연극협회 직원 모집 전단을 보고 연극계에 발을 들였다. 절친한 배우 박해일과도 그 때 처음 만났으며 나름의 라이벌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연극을 시작한 뒤 연극영화과에 진학해 전문적으로 연기를 전공하며 그는 무대 위 연극에 대해 고향 같은 애착을 갖게 됐다. "언제든 무대 위로 출격할 준비가 돼 있다"는 김강현은 워낙 연극에서 잔뼈가 굵은 만큼 좋은 극장에서 공연을 하고 싶다는 열망도 갖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드라마 역시 무조건 흥행할 작품 좋은 환경만을 고집하지는 않았다. 그는 만약 '별에서 온 그대'와 '닥터스'처럼 흥행할 작품과 김강현이라는 배우가 주목 받을 수 있는 작품 두 가지가 주어진다면 후자를 선택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김강현은 "정확히는 하고 싶은 역할에 도전할 것 같다. 시청률이나 인기에 도전하고 싶지는 않다"며 '별에서 온 그대'와 '닥터스'는 각각 매니저와 의사가 연기한 적 없는 직업군이라 도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강현은 "궁극적으로 배우가 정말 내 옷 같은 캐릭터를 만나 연기하면 그게 곧 대중의 관심을 갖지 않겠나"라며 소신을 밝혔다. 더불어 '투캅스'처럼 제대로 사람을 웃길 수 있는 정통 코미디 장르를 가장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연기를 잘하는 것을 넘어 대중을 진심으로 웃게 만드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그 만큼 김강현의 목표는 코미디는 물론 다양한 장르와 매체에서 웃음을 줄 수 있는 친숙한 배우였다. 그는 "영화계의 '천만 요정' 오달수가 있다면 드라마에는 '케미 요정'인 김강현으로 불려보고도 싶다"며 자부심을 표했다. 그가 또 얼마나 친근한 캐릭터로 대중 앞에 설지 기대한다.

"'닥터스'는 제가 오랜 만에 대중에게 보여질 수 있는 작품이에요. 시청률 높고 잘 된 드라마라 누구보다 기분이 좋죠. 덕분에 따뜻한 삶을 얻은 것 같아요. 역시나 배우는 대중의 사랑을 먹고 생활하나 봐요. 그리고 무엇보다 오래오래 친근하게 친숙한 배우로 남고 싶습니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정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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