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북핵 막지 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현실 될 것"

김형섭 2016. 9. 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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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톡=뉴시스】전진환 기자 = 다자정상회의 참석차 러시아, 중국, 라오스 3개국 순방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후 첫 순방국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국제공항에 도착 , 전용기에서 내려오고 있다. 2016.09.02. amin2@newsis.com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서 북핵 시급성 강조
"北, 2주에 한번 꼴로 미사일 발사… 김정일 정권 18년보다 많아"

【블라디보스토크=뉴시스】김형섭 기자 = 제2차 동방경제포럼(EEF) 참석차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지금 우리가 시급성을 갖고 북한의 핵 개발을 막지 못한다면 머지않아 북한의 핵 위협은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낮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개최된 EEF 전체세션 기조연설에서 "극동지역 발전을 지속가능하게 하고 아태 지역과의 연계성을 확대·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역내 안정과 평화 유지는 필수조건이라는 점에서, 유라시아 대륙 내 핵심적 단절고리이자 최대의 위협인 북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북한은 핵실험 이후에도 이미 19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는 2주에 한 번 꼴로 미사일을 발사한 셈으로 김정일 정권 18년 동안의 총 미사일 발사 숫자를 상회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동해상으로 발사하고 있는 탄도 미사일은 이곳 블라디보스토크를 비롯해 동해를 항행하는 선박들의 안전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기본적인 인권과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권리마저 외면한 채 모든 재원을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쏟아 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려면 북한에 단호하고 일치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우리 정부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과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국제사회와 함께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에는 "이 자리를 빌려 그간 확고한 북핵불용의 원칙 아래 안보리 결의 2270호의 채택 및 이행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러시아와 국제사회의 노력에 사의를 표한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국제적인 고립주의가 힘을 얻어가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분열과 고립의 방어벽을 높이느냐, 개방과 통합, 연계의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미래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며 "보호무역과 고립주의는 결코 해답이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은 "세계 경제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분열과 고립을 통해 방어벽을 높일 것이 아니라 더 높은 수준의 통합과 연계를 통해서 글로벌 경제협력의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끊임없는 혁신과 개방을 통해서 미래성장 동력을 창출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박 대통령은 "비록 지금은 북한이라는 '끊어진 고리'로 인해 극동의 엄청난 잠재적 에너지가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 그 고리가 이어질 때, 이곳은 유라시아 대륙을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하나로 연결하는 번영과 평화의 가교가 될 것"이라면서 극동개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포괄적 환경 구축 ▲극동지역의 산업구조 다변화 ▲주변 경제권과의 연계를 통한 협력 범위 확대 등 세 가지를 제안했다.

우선 박 대통령은 "식량, 주택, 보건, 의료 분야 등에서의 투자 증대와 협력강화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극동지역에서의 농산업복합단지 및 수산클러스터 조성,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 양질의 의료 서비스 제공 등에 대한 우리측의 기여 의지를 표명했다.

또 "극동지역의 산업구조는 현재 에너지 및 자원개발에 집중돼 있지만 동북아 경제권과 접해있는 최적의 물류 입지 조건 등을 감안할 때 산업구조 다변화를 통한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며 "한국의 제조기술과 자본, 러시아의 과학기술과 자원 등이 잘 합쳐질 수 있다면 세계 어느 곳보다 경쟁력 있는 산업기지를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동북아 각국의 다양한 유라시아 구상 간 연계성을 바탕으로 극동개발의 호혜적 협력의 기운을 유라시아 대륙 전역으로 확산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며 우리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유라시아 파트너십'이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 중국, EU(유럽연합)와 모두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나라"라며 "러시아가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유라시아 경제연합(EAEU)과 한국 간에 FTA가 체결된다면 유라시아 경제통합이 촉진돼서 극동개발이 더욱 활력을 갖고, 개발의 혜택 또한 유라시아 대륙 전체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남·북·러 3각 협력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현재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로 인해 나진~하산 물류사업 등의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와 같은 장애가 제거되면 보다 포괄적인 사업으로 재점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극동지역을 매개로 한·러·일, 한·러·중 등 다양한 소다자 협력도 본격화될 수 있을 것이고 전력, 철도, 에너지 등 동북아 지역 인프라망 연결을 촉진해서 역내 공동 번영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극동지역을 유라시아 평화·번영을 위한 협력의 장으로 만든다는 담대한 구상이 지금 당장은 어렵게 보일 수도 있다"며 "그러나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 간다면 반드시 이뤄낼 수 있고, 이것은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의 중대한 책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러 양국을 비롯해서 뜻을 같이 하는 모든 국가들이 함께 노력해 나간다면 성공적인 극동개발은 물론, 평화와 공동번영의 유라시아 대륙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각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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