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개월 伊로마시장 정치적 위기..시청 고위직 줄사퇴

2016. 9. 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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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 "인사 정책 실패" 집중 포화..라지 시장 "투명성 방증"
비르지니아 라지 이탈리아 로마 시장 [EPA=연합뉴스]

반대편 "인사 정책 실패" 집중 포화…라지 시장 "투명성 방증"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역사상 첫 여성 시장이자 역대 최연소 시장으로 당선되며 화제를 모은 비르지니아 라지 시장이 취임 2개월여 만에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2일 일간 코레에레 델라 세라를 비롯한 이탈리아 언론은 로마 시청 고위직 인사들이 한꺼번에 사퇴하며 지난 6월 압도적 표차로 시장으로 선출된 제1야당 오성운동 소속의 라지 시장이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자리에서 물러난 인사는 시 각료회의 대표인 카를라 라이네리, 예산 담당 국장 마르첼로 미넨나 등 고위 공직자와 산하 기관인 로마 도시교통공사(ATAC)의 아르만도 브란돌레세 사장, 마르코 레티기에리 전무, 로마 도시폐기물관리공사(AMA)의 알레산드로 솔리도로 등 총 5명이다.

판사 출신의 라이네리의 경우 국가반부패청(ANAC)이 임명의 부적절성을 지적함으로써 물러났고, 미넨나 국장은 연봉 삭감 등에 대한 불만으로 사표를 제출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미넨나 국장은 그러나 자신의 사퇴는 연봉 삭감과는 관련이 없다며 적절한 시점에 사퇴 이유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ATAC 사장과 전무는 로마 시청의 교통 담당 고문인 린디 멜레오의 과도한 업무 개입과 긴급 예산 요청이 거부된 것 등을 이유로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레티기에리 ATAC 전무는 "로마 지하철 A선을 정비에 필요한 긴급 보수 예산 1천800만 유로를 로마 시청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큰 표차로 로마 시장 선거에서 패한 집권 민주당을 비롯한 다른 정당들은 이례적인 시청 고위직 인사의 줄사퇴는 라지 시장의 인사 정책 실패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또한, 이번 일로 2009년 창당한 신성 정당 오성운동의 경험 부족과 중앙 행정 능력 부재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11월 헌법개정 국민투표를 앞두고 오성운동의 난맥상을 보여주는 이번 사건을 정치적 호재로 이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마테오 렌치 총리가 정치적 생명을 건 11월 국민투표에서 오성운동은 국민투표 부결을 이끌어내 렌치 총리를 물러나게 한 뒤 조기 총선을 치뤄 집권당이 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라지 시장은 로마시 고위 관계자들의 집단 사퇴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을 위기라고 볼 수 없다"며 "오히려 시정 투명성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애써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ATAC의 수장이 공석이 됨에 따라 휴가철이 끝나고 직장인의 본격적인 업무 복귀와 새 학년 시작이 맞물리는 이달 중순부터 로마의 고질적인 교통난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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