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의회 '오스만 학살' 규탄 결의에 거리 두기 논란(종합)

슈피겔, 정부의 '법적 구속력 없다' 언급 지적…정부는 "과한 해석"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 대연정 정부는 1차 세계대전 때 터키 전신 오스만제국이 아르메니아인 150만 명을 숨지게 한 사건을 '집단학살'로 규정한 연방의회(분데스탁)의 결의에 거리를 두기로 했다고 주간 슈피겔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슈피겔은 정부가 이를 통해 독일 의회의 결의에 맞서 터키가 자국에 파견된 독일군이 있는 인지를릭 기지에 독일 의원들의 방문을 금지한 것이 풀리기를 희망한다고도 전했다.
이 매체는 대연정 다수파인 중도우파 기독민주당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소수당인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소속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교부 장관이 의회 결의에 대해 그런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썼다.
이에 따라 슈테펜 자이베르트 정부 대변인이 언론 앞에서 분데스탁의 결의는 독일 정부의 행동을 강제하는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밝힐 것이라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나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그러나 개별적으로는 이에 관해 특별한 판단을 내놓지 않기로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슈피겔 보도가 나온 이후 실제로 기자들에게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것이 정부가 의회에 거리 두기를 하는 것이라는 해석에 대해서는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슈피겔은 하지만, 온라인판 논평기사에서 정부가 자사의 보도대로 법적 구속력이 없음을 언급했으면서도 동시에 이게 거리 두기로는 해석되지 않기를 바라는 태도를 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분데스탁은 오스만제국이 아르메니아인 150만 명을 숨지게 한 사건을 집단학살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6월2일 채택했고, 당시 본회의에 불참한 메르켈 총리도 결의안을 지지한다고 크리스티아네 비르츠 여성 정부 부대변인이 밝힌 바 있다.
이 결의가 나오자 터키 정부는 공식 외교채널을 통해 강력하게 반발했고, 이후 양국 관계는 얼어붙었다.
특히 터키 정부는 인지를릭 기지 방문 불허를 지속하며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았고, 이에 독일 정부와 정치권에선 독일군 철수나 재배치 등 대응 카드를 거론하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양국은 그러나 난민협정과 비자면제 등 주요 현안을 두고 서로 협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관계여서 갈등 증폭을 경계하는 모습도 보였다.
1차 대전 기간이던 1915년부터 1918년까지 아르메니아인 150만 명이 오스만제국에 의해 숨진 사건을 놓고 역사학자들은 대체로 20세기 첫 집단학살로 규정하지만, 터키는 사망자 숫자가 크게 부풀려진 데다 내전의 희생자일 뿐이라며 학살이라는 주장을 부인한다.
un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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