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농민 쓰러뜨렸던 살수차 3000rpm 가능했다?

입력 2016. 9. 2. 15:46 수정 2016. 9. 2.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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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일 서울청 기동본부 살수차 물대포 비공개 시연회
주의사항 스티커에 ‘회전수 3000rpm 이하로’ 표시
인권위 “물대포 사용 자제 등 근본대책 세우라” 촉구

2일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의 살수차 물대포 시연회에 사용된 살수차 내부에 부착된 주의사항 스티커. 해당 살수차는 지난해 농민 백남기씨에 물대포를 직사했던 살수차와 동일한 모델이다. 사진 진선미 의원실 제공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때 농민 백남기씨에 물대포를 직사했던 살수차가 기존 최대치로 알려졌던 3000아르피엠(rpm) 이상으로 물대포를 작동시킬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는 백남기 청문회를 앞두고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의원 보좌진을 대상으로 2일 비공개 살수차 시연회를 열었다. 이날 시연회에 사용된 살수차 내부에는 '장비보호를 위하여 방수시에는 펌프 회전수를 3000아르피엠(rpm) 이하로 할 것'이라고 적힌 '주의사항' 스티커가 붙어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살수차 물대표 시연을 하며 "최대 출력은 3000아르피엠"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 이상은 초과하지 못하도록 살수차 기계를 설정해놨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 살수차 내부 주의사항에 따르면 경찰 쪽에서 주장했던 최대출력인 3000아르피엠 이상으로 물대포 세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시연회에 사용된 살수차는 광주지방경찰청 소속 살수차로, 백씨에게 물대포를 쐈던 충남지방경찰청 소속 살수차와 동일한 모델이다. 지난해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스러진 뒤 경찰은 “·2800아르피엠으로 쏘았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시연회에 사용된 살수차 내부를 들여다보면, 해당 살수차는 물대포를 정확하게 조준하기 어려운 구조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이스틱과 비슷한 장비로 살수차 조준 방향을 설정하다보니 "직사 살수를 할 때에는 안전을 고려해 가슴 이하 부위를 겨냥"하라는 운용지침을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현실적으로는 (가슴 아래에만 쏘라는) 운용지침을 지키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2일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의 살수차 물대포 시연회에 사용된 살수차 방수포 방향설정 장치. 해당 살수차는 지난해 농민 백남기씨에 물대포를 직사했던 살수차와 동일한 모델이다. 사진 진선미 의원실 제공

주의사항 스티커와 관련해 서울청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다시 한번 (물대포를 사용하는 경찰에) 경각심을 주려고 붙여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안전장치 때문에 엑셀을 밟아도 3000아르피엠을 못넘게 돼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연회에 참석한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경찰이 살수차에 대해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선택해서 공개하고 있다. 국회에 살수차 자체를 제공해 민간 전문가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날 경찰청장에 살수차의 사용을 자제하는 등 근본적 대책 수립을 권고하고, 검찰총장에게 백남기씨 관련 고발 사건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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