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 동의 없으면 무인경비시스템 설치 불가" 판결에도 경비원 44명 '전원해고' 강행

김서영 기자 2016. 8. 31. 15: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통합전자보안시스템(무인경비시스템) 설치 결의가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서울 강서구 ㄱ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31일 경비원 44명 전원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반대하는 주민과 경비원들은 “부당한 해고”라며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집 앞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ㄱ아파트 경비원 전원해고 대책위원회는 이날 아파트 후문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성원 다수의 동의 없이 자동문 등 무인경비시스템을 설치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현재 무인경비시스템 공사는 강행 중이며, 오늘자로 경비원 44인 전원이 계약 해지됐다”고 밝혔다. 김승현 대책위원장은 “경비원들은 오늘 오후 2시까지 짐을 챙겨 경비실을 비우라는 통보를 받았다. 법원 판결이 나왔는데도 해고를 강행하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지난 2월부터 무인경비시스템 공사를 강행하는 입주자대표회의와 맞서왔다. 무인경비시스템 설치로 경비원들이 해고되는 것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 남부지법은 최근 무인경비시스템을 신설할 경우 주민 다수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입주자대표회의의 무인경비시스템 설치 결의는 무효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10월 16일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현재 공사는 82% 정도 완료된 상태다. 지난 2월 대책위가 공사 중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기각됐고 2심이 진행 중이다. 김 대책위원장은 “입주자대표회의 행동은 가처분신청 결과가 나오기 전에 경비원들을 해고시키려는 처사”라며 “법원의 법리적 판단을 무력화시키려는 반민주적인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송호준 사무처장 역시 “구성원 동의 없는 자동문 설치가 위법이란 법원 판단이 나온 이상 경비원을 해고하려는 계획은 취소되는 게 정당하다. 경비원 해고는 사회정의를 해치는 일”이라고 말했다.

경비원 박일성씨 역시 “판결이 나왔는데도 공사를 강행해 경비원 모두가 공포와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70년 살면서 이런 고통은 처음”이라며 “억울한 만큼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와 동료들은 해고 통지를 거부하고 아파트 단지 내 설치된 천막에서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