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 선관위 유권자 정보 해킹 추정..FBI 수사 착수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된 해커들이 미국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자 등록 시스템에서 유권자 정보를 빼내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로써 러시아 정부가 오는 11월 미 대선에 개입하려 한다는 의혹이 깊어지고 있다고 야후뉴스 등이 29일(현지시간) 미 정보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FBI는 이달 선관위 당국자들에게 18일 보낸 공문에서 이번 여름 러시아 소행으로 추정된 "주(州) 선관위에 대한 타깃 공격"으로 유권자 정보 "유출"이 있었다고 경고했다.
FBI는 "주 선관위가 각자의 로그에 이와 비슷한 활동이 기록돼 있는지 살펴볼 것"을 요구했다.
다수의 당국자들에 따르면 해킹은 일리노이와 애리조나 2개 주 선관위 시스템에 이뤄졌다. 이로 인해 지난달 일리노이 약 20만명의 유권자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애리조나의 경우 힐라 카운티 소재 한 선관위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새나갔다. 정보 반출은 시스템 상에 악성 프로그램이 설치됐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6월 FBI는 이 사실을 애리조나 선관위 당국자들에게 전달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NBC뉴스에 "이번 해킹은 우리가 러시아 정부와 가장 확실히 연계시킨 공격"이라면서 러시아가 미 대선 과정에 불확실성을 심으려 할지 모른다는 "깊은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 2명은 해당 공격을 러시아 정부 소행으로 결론 짓기엔 아직 섣부르다면서, 다만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러시아가 미국의 정치과정을 불안정화하려는 쪽으로 정보작전의 방향을 선회했을지 모른다고 우려를 표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전역 주들은 이날 각자의 대선 시스템 보안을 확인하기에 나섰다. 군인 혹은 해외 거주 유권자들을 위해 온라인 투표를 도입하고 있는 주는 30여개에 달한다.
이번 해킹은 유권자 정보가 단순 유출된 데 그쳤지만 앞으로 정보 조작이나 삭제로까지 이뤄질 경우 문제가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실제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장은 지난해 하원에 출석해 이것은 미국이 "다음으로 마주할 도전"(the next push on the envelope)이라고 말했다.
대선이 예정된 올해 들어 러시아 정부 소행으로 추정된 해킹만 수차례 벌어졌다.
특히 해킹을 당한 기관은 대선과 깊숙히 관련된 곳이어서 논란이 됐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 선거캠프, 뉴욕타임스(NYT) 등이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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