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진 전 태광회장 '횡령액' 재산정하라"..대법, 파기환송

김승모 2016. 8. 3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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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아닌 판매대금으로 횡령액 따져야"

【서울=뉴시스】김승모 기자 = 1300억원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호진(54) 전 태광그룹 회장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횡령액을 다시 산정하라는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3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에게 징역 4년6개월에 벌금 1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이번 판결은 이 전 회장의 '무자료 거래'를 이용한 횡령 혐의와 관련해 태광산업이 생산한 '섬유제품' 자체가 아니라 제품의 '판매대금'으로 횡령액을 산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이 제품 자체를 횡령할 의사로 무자료 거래를 한 것이 아니라 섬유제품의 판매대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그 비자금을 개인적으로 횡령할 의사로 무자료 거래를 지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같은 이유로 부가가치세 포탈 및 법인세 포탈 혐의를 다시 심리하라고 파기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과 같이 이 전 회장이 태광산업의 섬유제품을 횡령했다고 보면 횡령한 섬유제품을 무자료로 판매한 것은 태광산업의 거래가 아니라 제품을 횡령한 이 전 회장의 개인적인 거래로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원심처럼 횡령 대상을 섬유제품으로 볼 경우 이 전 회장의 개인적인 거래에 대해 태광산업에 부가가치세를 납부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 논리적인 모순이 생긴다"며 "횡령의 대상을 판매대금으로 판단해 이 같은 논리적인 모순 없이 횡령죄와 부가가치세 포탈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전 회장은 무자료 거래와 회계 부정처리, 임금 허위지급 등으로 회삿돈 400억여원을 횡령하고, 골프연습장을 헐값에 매도해 그룹에 97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2011년 1월 구속기소됐다.

1심은 이 전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6개월과 벌금 20억원을 선고했다.

이에 2심은 1심과 달리 허위 회계처리로 계열사 대한화섬과 관련한 비자금 조성 혐의를 범죄사실에서 제외하고, 저가로 태광골프연습장을 사들인 업무상 배임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징역 4년6개월에 벌금 10억원을 선고했다.

2심은 "기업인이 우리 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수록 저지른 범죄에 대해 엄정한 형사 책임을 묻는 것이 범죄의 예방과 투명하고 합리적인 기업 경영의 정착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전 회장은 2012년 6월 간암 치료를 이유로 보석으로 풀려나 치료를 받고 있다.

cncmom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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