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콘텐츠 위해 '직장' 벗어난 3명의 유튜브 창작자

2016. 8. 3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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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창작자와의 대화.."꿈의 직장 실현·나만의 방송국"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에 참여한 3명의 창작자. 왼쪽부터 '아시안보스', '꼬요야놀자', '빨강도깨비'님. [유튜브 제공=연합뉴스]

유튜브 창작자와의 대화…"꿈의 직장 실현·나만의 방송국"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혼자 기획하고 제작하다 보면 정말 '내 일'이라는 성취감이 들어요. 영상을 다 만들면 나만의 시사회를 하기도 합니다"(빨강도깨비)

"한국, 일본, 호주 등 여러 나라에서 주제를 잡고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 형식으로 콘텐츠를 만들어요.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자다가도 일어나 바로 적어요"(아시안보스)

'빨강도깨비', '아시안보스', '꼬요야놀자' 등 이름만 들어서는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가늠되지 않는 이들은 저마다의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는 창작자이다.

독창적 콘텐츠로 많은 구독자를 끌고 있는 이들이 30일 서울 강남구 구글 캠퍼스 서울에 모였다. 전문 직업을 벗어던지고 유튜브 창작자로 재탄생한 사연을 들려주기 위해서다.

'빨강도깨비'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김 학 씨는 로맨스, 스릴러, 액션, 블록버스터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리뷰하고 뒷이야기를 설명하는 영화 전문 유튜브 창작자다.

중견 건설회사에서 10년 가까이 해외 영업 업무를 맡았던 그는 영화를 보고 즐기던 '관객' 중 한 명이었다. 취미로 시작했던 영화 이야기는 블로그를 넘어 직업이 됐다.

김 학 씨는 "단순한 영화 소개, 리뷰를 넘어 영화 안의 소재를 영상으로 만드는 '비디오 에세이'를 꿈꾸고 있다. 영화 화면에서 메시지를 담는 나만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 5일 근무, 오후 6시 퇴근, 일주일에 한 번 가족 외식, 11개월 근무와 1달 휴가 등 일을 시작하면서 바랐던 '꿈의 직장' 근무 조건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창작자와의 대화' (서울=연합뉴스) 30일 서울 강남구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행사에 참가한 창작자들이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빨강도깨비', '아시안보스', '꼬요야놀자' 김학. [유튜브 제공=연합뉴스]

모든 것을 혼자 만들어 내는 창작자의 길은 사실 쉽지 않았다. '활'을 다룬 영상 한 편을 위해 영화 80여 편 중 20여 편의 장면을 선택하고 이 과정에만 꼬박 사흘이 걸렸다.

김 학 씨는 "일주일에 2개의 콘텐츠를 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채널의 90% 이상이 남성 시청자이다 보니 검, 주먹 싸움 등 액션 콘텐츠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에서 금융 전문 변호사로 일했던 '아시안보스'(본명 스티브 박)도 잘나가는 직업을 던지고 가능성에 투자한 경우다. 그는 영상 콘텐츠가 가진 파급력, 영향력을 믿었다.

스티브 박 씨는 "케이팝(K-Pop)을 하나도 몰랐던 때 싸이의 '강남 스타일' 영상을 봤는데 정말 충격적이었다. 그 힘을 보고 생각을 이해하고 폭을 넓히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인 친구인 '케이'와 함께 곳곳의 사람들을 만난다.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동일본 대지진 사고가 난 후쿠시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이 주제다.

영어, 한국어, 일본어 등으로 이뤄지는 박 씨의 채널은 18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유튜브가 접속되지 않는 중국 현지에서도 팬이 있다고 박 씨는 귀띔했다.

박 씨는 "8~10명의 사람을 인터뷰하는 데만 3~4시간 걸리지만 모두 반영한다"며 다양한 문화적 차이, 사회적 이슈, 트렌드 등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키즈 채널 '꼬요야놀자'를 운영하는 임소연 씨는 프리랜서 리포터를 하면서 도전했다. 방송에서는 교양 프로그램을 주로 했지만 이곳에서는 재미있고 친절한 언니, 누나다.

임 씨는 "미혼이지만 아이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어린아이들이 엉뚱하고 다른 이야기를 해도 '안돼'가 아니라 '그럴 수 있구나' 이런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창작자 '빨강도깨비' 김학 (서울=연합뉴스) 30일 서울 강남구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행사에 참가한 창작자 '빨강도깨비' 김학.[유튜브 제공=연합뉴스]

그러면서 "방송과 달리 대본이 전혀 없다"면서 "아이가 장난감을 무서워하면 무서워하는 대로, 찡얼거리거나 졸려 하면 그에 맞춰서 이야기하며 만들어나간다"고 덧붙였다.

저마다 주제도 다르고, 형식도 달랐지만 세 명 창작자는 이야기하는 내내 표정이 밝았다. 안정적인 직업을 던지고 선택한 '크리에이터'의 길은 도전이자 즐거움이었다.

유튜브 채널을 시작한 지 이제 6개월 정도 지난 '막내' 임소연 씨는 아직은 방송 일과 병행하고 있지만 아이와 함께하는 패러디, 콩트 등도 해보고 싶다는 꿈을 그렸다.

김 학 씨는 "유튜브에는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시청자가 볼 만한 영상은 아직 많이 없다"면서 "접근하기 쉬운, 어른도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티브 박 씨는 "채널의 영상 콘텐츠가 점점 늘어날수록 나만의 방송국이란 생각이 든다"면서 "나 자신을 스타트업이라 생각으로 미디어 컴퍼니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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