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운동' 소환대상자들 경찰 출석.."부당 수사에 당당히 응할 것"

고영득 기자 2016. 8. 2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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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부당한 표적 수사와 무더기 소환조사를 당장 중단하라.”

2016총선시민네트워크(총선넷)가 지난 4월 총선 과정에서 낙선운동을 벌인 것과 관련해 경찰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29일 “수사에 당당히 임할 것”이라며 경찰에 출석했다.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총선넷수사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랑구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낙선운동 기자회견에 단순 참가한 이들에게까지 소환장을 발부하며 수사를 확대했다”며 “이는 명백한 공권력 남용이고, 시민사회를 위축시키고 정당한 유권자운동에 흠집을 내려는 정치적 수사”라고 비판했다.

청년참여연대 김주호 사무국장과 전국주거권네트워크 최창우 대표, 집걱정없는세상 윤지민 사무국장(왼쪽부터)은 29일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하기에 앞서 수사에 당당하게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영득 기자

이날 기자회견은 2차 소환 대상이 된 이들 가운데 전국주거권네트워크 최창우 대표, 집걱정없는세상 윤지민 사무국장, 청년참여연대 김주호 사무국장이 경찰 출석 전 입장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최 대표는 “국가가 말로만 낙선운동을 보장한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국민의 입과 귀를 막으며 민주주의를 억누르고 있다”며 “무더기 소환은 국가권력의 힘을 빌린 폭력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기본권을 억누르는 세력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사무국장은 “청년의 삶을 힘들게 할 후보의 당선을 막고자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이 보는 앞에서 캠페인을 벌였을 뿐인데 이렇게 소환될 줄 몰랐다”며 “(선거 과정에서) 이제 청년들은 앉아서 댓글이나 달아야 한다는 것인지 절망스럽다”고 토로했다.

소환 대상자들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무더기 소환조사와 수사 확대는 시민사회단체들의 활동과 유권자 운동을 위축시키고 재갈을 물리려는 겁주기 수사”라고 주장했다. 또한 “소환 대상자 가운데 총선넷에서 활동하지 않고 단순히 기자회견에 참석해 지지발언을 한 시민단체 대표가 있고, 발언조차 하지 않았던 단순 참가자, 피켓만 든 시민도 포함됐다”며 “이는 명백한 공권력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낙선 기자회견을 비롯한 유권자 운동은 법이 보장하는 시민사회의 정당한 활동”이라며 “우리는 유권자 운동의 정당성을 훼손하려는 검·경의 시도에 단호히 맞서기 위해 추가 수사에 당당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선넷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경찰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은 당사자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29일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앞에서 무죄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고영득 기자

전국 34개 연대기구와 1000여개의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총선넷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낙선운동 목적의 집회를 열고, 선관위에 사전신고하지 않은 채 설문조사를 빙자한 여론조사를 시행하는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서울시 선관위로부터 고발당했다.

선관위가 총선넷을 검찰에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지난 6월16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총선넷 지도부인 참여연대 안진걸 공동사무처장과 이재근 정책기획실장,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이승훈 사무국장, 인천평화복지연대 이광호 사무처장 등 4명을 불러 조사한 데 이어 추가로 18명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총선넷의 변호를 맡은 조형수 변호사는 “옥외 기자회견 당시 이를 지켜본 선관위 직원조차 이를 문제 삼지 않았고, 설문조사도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졌다”며 “무차별 소환에는 다른 의도가 있지 않나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소환 대상자들은 부당한 수사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총선넷과 연대해온 시민사회단체연대회는 지난 24일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 보장과 참정권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입법청원했다. 이들이 제출한 청원안에는 언론과 단체가 후보자 정책을 비교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후보자비방죄와 인터넷실명제를 폐지해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또한 선거 6개월 전부터 인쇄물, 소품 등을 활용한 정치 의사 표현을 규제하거나 서명과 집회 등 정책캠페인의 주요 수단을 규제하는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추고 선거일을 유급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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