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민정수석 검찰 수사에 '음주운전' 이철성 경찰청장 임명..정권 '외고집' 여당도 비판

이용욱·박순봉 기자 2016. 8. 24.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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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이철성 경찰청장 임명을 강행했다. 이 청장은 과거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신분을 속여 징계를 모면한 사실이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났다. 야권과 여론이 “도덕성과 신뢰에 금이 간 인사는 경찰 총수로서 부적합하다”고 사퇴를 요구했지만, 이를 외면한 것이다.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사퇴 요구를 결국 무시하면서 사상 초유의 현직 민정수석 수사도 현실화됐다.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성공 등 안보·경제 위기는 시시각각 깊어지고 있지만 ‘1년 반 정권’의 권력 지키기 집착에서 비롯된 ‘우물 안 개구리’식 국정 퇴행이 도를 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이철성 후보자를 신임 경찰청장으로 공식 임명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당초 시한(22일)을 넘긴 이 청장 청문보고서 채택을 재요청했고 야당 반대로 보고서 채택이 최종 무산되자 하루 만에 임명을 강행했다. 청와대는 법적인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야당들이 “국민 모욕이자 국회 모욕”이라며 반발해 정국 경색이 불가피해 보인다.

‘우병우 논란’ 역시 이날로 1개월 넘게 지속되면서 국정도 꽉 막혀 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수사의뢰로 23일 검찰이 특별수사팀을 꾸렸지만, 특별수사팀장에 우 수석 사법연수원 동기를 임명하면서 검찰 내부에서조차 ‘해보나 마나 한 수사’라는 자조가 나올 만큼 수사 신뢰도는 이미 떨어졌다. 우 수석의 사퇴 거부와 청와대의 ‘우병우 구하기’로 사실상 검찰을 컨트롤하는 현직 민정수석을 제대로 수사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특별수사팀의 수사를 두고 ‘본인이 본인을 수사하는 격’이란 비판도 나온다.

청와대는 우 수석 사퇴 요구를 ‘정권 흔들기’라며 레임덕 차단 차원에서 강경대응하고 있지만, 이미 집권여당도 싸늘하게 돌아섰다. 새누리당 비박계 주호영 의원은 이날 최고·중진 연석 간담회에서 “지금 언론 1면에 계속 나오는 우병우 수석 문제는 이기고도 지는 게임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당이 민심을 제대로 반영해서 정리하는지 걱정이 앞선다”고 친박계 지도부를 비판했다.

청와대의 ‘외고집’ 국정이 ‘식물정부’를 자초하고 있으며, 정국마저 꽉 막아놓으면서 입법·행정 어느 하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국정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용욱·박순봉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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