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자 스포톡] 남자골프 '희망', 여자골프 '기적'을 봤다

2016. 8. 2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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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감동적인 '금메달' 스토리

▶ [영상] 대한민국 골프의 '희망과 기적'을 보다

8월을 물들였던 2016 리우 올림픽이 끝났다. 이번 리우 올림픽 무대에서 남녀 한국 골프선수들이 보여준 활약상은 메달의 획득 여부를 떠나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먼저 시작된 남자 골프에서는 안병훈, 왕정훈이 최종라운드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멋진 경기를 치렀다. 특히 최종라운드에서 안병훈은 멋진 이글 샷으로 팬들의 환호를 이끌었고, 왕정훈은 끝까지 집중하며 연속 버디를 기록하는 등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주는 멋진 모습이었다.

안병훈은 올림픽 무대를 마친 뒤, “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나에게 점수를 준다면 80점을 주고 싶다. 그 만큼 많은 것을 얻고 느낀 무대였다. 다음 올림픽에도 기회가 온다면 그 때는 스스로에게 만점을 줄 수 있을 정도로 플레이 해보고 싶다” 고 전했다.

왕정훈은 “ 행운으로 얻은 리우행 티켓을 통해 골프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이한것 같다. 기대만큼의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앞으로 골프를 해나가는데 있어서 좋은 기억이 될 것 같다.” 고 전했다.

남자 골프팀 최경주 감독은 “짧은 시간동안 현지 적응이 힘들었을 텐데 믿고 잘 따라와준 후배들이 고맙고, 선수들 또한 뜻깊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이 경험이 앞으로의 골프 인생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라고 전했다.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 선수
기대를 모았던 여자 골프팀은 박인비 선수의 금메달로 이변 없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박인비는 올 시즌 초반 왼손 엄지 부상 탓에 부진이 길어졌고, 리우올림픽 출전조차 불투명했다.

하지만 박인비는 올림픽 출전을 결심했다. 그리고 올림픽 출전을 결정하고 난 뒤 국내 무대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해 샷 감각을 끌어올리려던 박인비는 이 대회에서 예선탈락하며 올림픽 메달에 대한 걱정, 우려들을 받아내야 했다.

박인비는 “출전을 결정하고도 이렇게 많은 비난과 걱정을 받을 줄 몰랐고, 그래서 다시 포기해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쉽게 도망치거나 회피하고 싶지 않았다. 끝까지 맞서보고 싶었다” 라고 그 당시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부담을 안고 있던 박인비는 리우 현지 숙소 옥상에서 스윙 코치인 남편과 밤에 스윙 연습을 하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던 만큼 ‘절실’했다.  삼다수 대회까지 했던 손가락 테이핑도 떼 버렸다. 그녀는 “테이핑을 한 채 경기를 치르다 보니 예리한 부분이 떨어졌다”라면서 “통증이 느껴지더라도 1주일만 참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올림픽 직전에 테이핑을 뗐다”라고 말했다.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 선수
부진의 늪에서 결심한 변화의 순간, 박인비는 남편 남기협 씨에게 많은 용기를 받았다. 박인비는 “부상 문제로 스윙에 지장을 받다 보니 남편과 함께 자세 교정에 나섰다”라면서 “스윙(폼)을 약간 틀었다. 바뀐 폼으로 퍼트에서도 좀 더 나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남편이 다시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줬다. 가장 소중한 사람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나선 1라운드의 박인비는 부상이 무색할 만큼 펄펄 날았다. 사실 박인비는 매 라운드가 끝나고 갖은 인터뷰에서 부상에 대한 질문에 “ 통증은 없다” 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은 박인비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자기 최면’ 과도 같은 주문이었다.

금메달을 획득하고 난 후, 박인비는 “ 매 라운드 통증이 없었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통증 때문에, 부상 때문이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스스로한테도 주문했다” 고 밝힌 바 있다.

오늘 한국으로 금의환향한 박인비는 최종라운드 마지막 퍼트를 하고 난 후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린 이례적인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고생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라며 “한국을 대표한다는 부담감을 견뎌 자랑스러웠다. 그동안 나, 박인비를 위해 한 경기는 많았지만, 이번엔 조국을 위해 경기했다”라고 말했다.

박인비와 함께 한국 여자 골프팀에서 최종라운드까지 맹활약을 펼친 양희영, 전인지, 김세영 그리고 ‘엄마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끝까지 다독였던 박세리 감독까지. 한국여자골프를 세계에 다시 한번 알린 그녀들에게 뜨겁게 감사의 박수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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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골프 이향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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