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피규어·슈주 라면·GD 쿠션..아이돌 '굿즈'수익성도 '굿'
대형기획사 MD수입 年 1000억원대
식품·의류·침구류 등 일상의 모든 것
소속가수 얼굴 활용 제작, 판매 불티
100만원대 이어폰·60만원대 피규어 등
고가 비판 불구 ‘쇼비즈니스’ 성장 견인
지금의 가요계는 ‘팬덤 시장’이다. 90년대 후반 1세대 아이돌그룹이 등장한 이후 대중음악 시장을 움직이는 힘은 ‘팬덤(fandom)’이다.
‘팬덤’은 현재 대중음악 시장에 새로운 수익을 안겨다준 거대한 소비계층으로 성장했다. 아이돌 시장은 앨범 판매와 공연 매출을 넘어 먹고 입고 쓰는 모든 것을 상품으로 만들어 수익의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특정 브랜드 제품의 파생상품, 기획상품을 뜻하는 MD(merchandise) 사업이 대표적이다. MD는 일본 아이돌 팬 사이에서 유래한 연예인 또는 애니메이션 관련 파생상품을 일컫는 ‘굿즈( )’로 통용되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아이돌 굿즈는 팬들의 소유욕을 자극해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음반과 음원은 마케팅의 수단이고, 공연과 MD 등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요즘 대형기획사를 중심으로 아이돌 굿즈, 즉 MD 사업은 연간 1000억원 대의 매출을 달성하는 시장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소녀시대 팝콘, 슈퍼주니어 라면, 빅뱅드라이버 헤드커버…. 거대한 팬덤이 움직이는 아이돌 굿즈, 이른바 MD 시장이 가요계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엑소 피규어.[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608/22/ned/20160822105214443yrwr.jpg)
▶먹고 입는 모든 것이 ‘굿즈’…‘황금알을 낳는 거위’=SM엔터테인먼트가 MD 사업의 잠재력을 확인한 것은 지난 2013년이었다.
당시 SM은 롯데영플라자 명동점, 동대문디지털플라자 등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소속 아티스트들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판매했다. 한 달간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었던 팝업스토어는 명동 일대 아시아 관광객들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이후 지난해 1월 SM엔터테인먼트는 서울 삼성동에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는 SM타운을 세웠다. 2층 셀러브리티숍을 통해 소녀시대, 엑소, 동방신기, 샤이니의 티셔츠는 물론 침구류를 판매한다. 4층의 ‘섬(SUM)’ 마켓에선 소속 아티스트의 이름을 딴 온갖 식품들이 즐비해있다. 샤이니 와사비맛김부터 슈퍼주니어 하바네로짬뽕, 동방신기 재래맛김 등 다양하다. 올 3월 SM은 이마트와 협업해 슈퍼주니어 라면, 소녀시대 팝콘, 샤이니 탄산수 등 다양한 식품을 내놨다. 먹고 입고 걸칠 수 있는 일상의 모든 것이 소속 가수들의 얼굴과 함께 판매 중이다. 엑소 동방신기 멤버들이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에 참여한 상품도 흔하다.
![빅뱅 드라이버 헤드커버.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608/22/ned/20160822105217670gehb.jpg)
YG엔터테인먼트는 명동 롯데플라자에 상설매장을 두고 있고, 공식 온라인샵인 ‘YG샵’을 통해 다양한 굿즈를 판매 중이다. 이미 2014년 9월엔 삼성물산 패션 부문과 ‘내추럴나인’을 공동 설립하고 캐주얼 패션 브랜드 ‘노나곤(nonagon)’을 출시했다. 자회사 YG플러스가 보유한 코스메틱 브랜드 ‘문샷(moonshot)’을 통해 ‘지디 쿠션’과 ‘다라 쿠션’을 출시했다.
소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굿즈 시장의 성장은 팬덤과는 뗄 수가 없는 관계다. 음반 시장은 나날이 저물어 음악 하나만으론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이돌그룹이 매출을 담보할 수 있는 수단은 MD로 모아졌다. 엽서, 부채, 달력 등 멤버들이 얼굴이 들어간 간단한 제품을 시작으로 이어폰 등 각종 IT 제품에 식품까지 확장됐다.
음반 판매는 저조하다지만 CD의 MD화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팬클럽 규모가 중국, 일본을 포함해 370만 명에 달하는 엑소는 지난 6월 정규 3집 ‘몬스터’를 발매, 국내 음반시장에선 이례적으로 66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엑소를 비롯한 많은 아이돌그룹이 앨범 판매를 높이는 수단은 특별한 구성에 있다. 앨범에는 멤버들의 포토카드와 팬 사인회, 악수회 참석 추첨권이나 응모권을 넣어 팬들의 소비 심리를 자극한다. 팬덤은 원하는 멤버의 얼굴이 나올 때까지 구매를 늦추지 않는다. 멤버별 포토카드를 한장씩 수집해야 진정한 팬덤이라는 인식이 나오니 같은 앨범에 수십만원을 투자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스페셜 패키지 앨범의 경우에도 팬들의 소장욕구를 높이기 위해 각종 특전을 부여하는 응모권을 넣어 판매하고 있다.
공연장에서 판매하는 MD의 수익도 상당하다. 일부 뮤지션들의 공연에선 공짜로 나눠주는 야광봉이 홀로그램을 입고 한정판으로 등장하면 3만원~5만원으로 가격은 껑충 뛴다. 한 인기 아이돌그룹은 지난해 3회 공연으로 약 30억원대의 MD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JYJ XIA 준수 역시 특별한 방송활동 없이도 공연만으로 팬덤을 유지하며, 1인 1개로 한정된 오피셜 굿즈를 모조리 팔아치우는 괴력을 보여줬다.
▶‘굿즈’사업의 성공은 브랜딩=모든 아이돌그룹이 굿즈 사업으로 수백억원대의 매출을 내는 것은 아니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MD 사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브랜딩’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브랜드와 팬덤은 함께 가는 관계”라며 “하나의 아이돌그룹은 초기 기획력이 중요하다. 기획력이 팬덤을 모으는 첫 단계로, 이를 바탕으로 아티스트가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고, 거기에서 형성된 팬덤이 아이돌그룹을 키우는 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기획의 성공으로 꼽히는 아이돌그룹은 엑소와 샤이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의 두 팀의 경우 엑소는 외계인 설정, 샤이니는 신화와 판타지 소설 콘셉트로 팀을 브랜딩하며 팬덤을 확장했다.
팬덤이 견고할수록, 거대할수록 ‘굿즈’ 판매는 날개를 달 수 밖에 없다. 팬덤을 등에 업고 성장한 굿즈 산업은 이제 ‘쇼비즈니스’의 대명사로 성장했다. 대형기획사에서 MD 사업부서를 따로 두고, 아이돌 굿즈를 넘어선 디자인의 다양한 기획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팬덤 사이에서도 지나친 고가라는 비판이 나온다. 100만원을 훌쩍 넘는 이어폰부터 50만원대의 패딩은 물론 팬과 스타가 팔짱을 끼고 서 있는 형상을 3D프린터로 제작한 60만원대의 피규어도 있다. 한정판 프리미엄이 붙으면 제품들은 더 불티나게 팔린다. 그럼에도 팬덤은 이같은 소비를 통해 “내가 내 스타를 키운다”는 팬심을 증명하고 있다.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팬덤이 존재하는 한 굿즈 사업의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라며 “국내의 경우 아이돌 MD는 팬덤을 중심으로만 수익을 내고 있지만, 빅뱅 등 10년차 그룹의 경우 수년 뒤엔 해외 MD 사업에서처럼 일상으로 파고들어 디자인 상품으로 승부하는 경쟁력도 갖추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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