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씀씀이 '역대 최저'..소득불평등도 심화(종합)

박종오 2016. 8. 1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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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국내 가계의 씀씀이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했다. 경기 부진으로 벌이는 늘지 않고 고령화 쇼크까지 겹치면서 가계가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이다. ‘흙수저·금수저’라는 신조어를 낳은 고소득·저소득층 간 소득 격차도 한층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16년 2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30만 60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역대 2분기 중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물가 상승 영향을 제외한 실질 소득은 아예 제자리걸음을 했다.

가구 소득 증가율은 2012년 6.1%로 정점을 찍고 2013년 2.1%, 2014년 3.4%, 지난해 1.6%로 정체되는 추세다. 지난 1분기에도 0.8% 증가에 그쳤다.

소득 유형별로 재산소득이 9.8% 급감했다. 저금리 여파로 이자소득이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가 제공하는 공적 이전소득과 기초연금, 가구 간 이전 등을 포함한 이전소득은 3.8% 늘었다. 근로소득도 임금이 올라 1.9% 증가했다. 사업소득은 월세 확산 둔화로 임대소득이 줄고 자영업자 사정도 나빠져 0.2% 소폭 늘어났다.

가계 소득에서 세금·보험료 등 비소비 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351만 8600원으로 1.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이 찔끔 늘자 가계는 지출을 아예 동결해 버렸다.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328만 1000원으로 1년 전과 변함이 없었다. 전체 지출액에서 세금·보험료 등을 뺀 소비 지출은 물가 상승률을 제외하면 되레 0.9% 감소했다.

품목별로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이 5.1%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식료품·비주류 음료(-4.2%), 의류·신발(-2.5%) 등도 지출이 줄었다. 생계에 꼭 필요한 부문이라도 어지간해선 지갑을 열지 않은 것이다. 주거·수도·광열(-2.0%)도 유가 하락·도시가스 요금 인하 등의 영향으로 지출이 소폭 감소했다. 반면 주류·담배 지출은 7.1% 급증했다. 지난해 담뱃세 인상으로 줄었던 담배 소비량이 다시 회복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건(3.7%), 음식·숙박(3.6%) 등도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평균소비성향 추이 [자료=통계청]
이에 따라 지난 2분기 전국 가구의 평균 소비 성향은 70.9%로 작년 2분기보다 0.7%포인트 내리며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평균 소비 성향은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 지출액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쓸 수 있는 돈 100만원 중 70만 9000원만 지출했다는 의미다. 2분기 소비 성향은 지난해(-2.3%)에 이어 2년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김보경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소비 성향은 통상 30·40대가 높은데 고령화 영향으로 60대 이상 가구주가 많아지면서 수치가 전체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경기 불황과 임금 상승 정체, 12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등도 가계가 지갑을 닫는 원인으로 꼽힌다.

안 쓴 돈은 저축으로 쌓이고 있다. 2분기 가구당 월평균 흑자액은 102만 5000원으로 작년보다 3.6% 늘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흑자가 차지하는 비중인 흑자율도 29.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소득 불평등도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0% 평균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은 올해 2분기 4.51배로 작년 2분기(4.19배)보다 상승했다. 이 수치는 2분기 기준으로는 2008년 5.24배로 정점을 찍고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였다. 하지만 하위 20% 소득이 전년보다 6% 줄고, 상위 20%는 1.7% 늘어나는 엇갈린 모습을 보이며 소득 분배도 다시 악화한 것이다.

△소득 5분위별 가계수지 [자료=통계청]

박종오 (pjo2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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