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거취' 어떻게]입 닫은 이정현 '우병우 시험대'
[경향신문] ㆍ“의혹만으로 사퇴 안돼” → “정부·여당 큰 심적 부담” → “…”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 거취에 대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58·사진)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8·9 전당대회 과정에선 ‘선 진상규명 후 조치’에서 ‘사퇴’로 입장을 바꿨다가 당선 이후에는 아예 입을 닫고 있다. 우 수석 문제가 ‘신밀월’로 표현되는 이정현 체제 당·청관계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개각에서 우 수석이 빠진 데 대해 “우 수석이 개각 대상이냐. 이번은 개각이니까…”라고 답했다. 청와대 비서진 인사는 개각과 별개라는 답변이지만, 사실상 우 수석 거취에 대한 입장 표명을 회피한 것이다.
이 대표는 몇 시간 뒤 원외당협위원장회의에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가장 확실한 것은 대표와 최고위원들, 원외당협위원장들이 (대통령에게 우 수석 교체를) 건의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가타부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같은 ‘외면’은 전당대회 직후부터 계속됐다. 이 대표는 그간 우 수석 거취와 관련해 “특정 사안에 대해 당선된 지 몇 시간 내로 말할 수 없다”(9일 당선 직후 기자회견), “야당 말을 항상 귀 열고 듣겠지만 새누리당 대표로서 역할이 있다”(11일 브리핑)며 즉답을 피했다.
이 대표는 앞서 전대를 보름쯤 앞두고 “의혹만으로 자리에서 몰아내면 안된다”며 ‘선 진상규명 후 조치’를 주장하다가, 지난 1일 TV토론회에선 ‘우 수석 즉각 사퇴’로 입장을 바꿨다. 그는 다음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선 “오래지 않아 조사 결과가 나오고 의혹의 진위가 가려질 것”이라면서도 “본인이나 정부·여당 모두에 큰 심적 부담인 것은 사실”이라며 사실상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이런 태도를 두고 당선 직후 회견에서 “(제가) 청와대와 정부가 민심과 어떤 사안에서 괴리가 있다면 누구보다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횟수에 관계없이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 것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정인·허남설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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