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배제·재벌 총수 최소화' 올해도 민생사면

2016. 8. 1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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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취임 후 세번째 단행

 12일 단행된 광복 71주년 기념 특별사면은 박근혜정부가 밝힌 ‘정치인 배제’와 ‘재벌 총수 최소화’ 원칙이 비교적 잘 지켜졌다는 평이다. 1회 단순 음주운전자를 특별감면 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갈수록 음주운전에 엄격해지는 국민정서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현 정부 들어 벌써 세 번째 특사가 이뤄지면서 “사면권 행사를 자제하겠다”던 박 대통령의 공약 이행이 다소 느슨해진 것 아니냐는 시선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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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CJ와의 ‘사전교감’ 의혹 일축


이날 특사 명단에 포함된 형사범 4876명 거의 대부분은 영세 상인과 생계형 사범들이다. 현 정부 들어 단행된 두 차례의 사면 때와 마찬가지로 공직자, 선거사범 등이 사면 대상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됐다.

또 예상대로 ‘정치인’은 한 명도 없고 ‘경제인’으로 불릴 만한 이도 14명뿐이다. 그나마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뺀 13명은 이름도 공개되지 않았는데 법무부는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 관계자들”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달 박 대통령이 특사 단행 방침을 밝힌 직후 대법원 재상고를 포기했다. 이로써 징역 2년6개월 형이 확정돼 가까스로 특사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일각에서 ‘정부와 CJ 간에 사전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는 가운데 법무부는 “그런 일은 있지도 않았고 있을 수도 없다”고 일축했다.

12일 오전 박근혜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청외대에서 제35회 임시국무회의가 열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등 다른 재벌 총수들도 막판까지 특사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결국 제외됐다.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은 “그분들(김 회장 등)이 특사 검토 대상에 들어갔는지는 말하기 어렵다”며 “경제인 사면은 그간 사면을 받은 전력이나 죄질, 국민 법감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고계현 경실련 사무총장은 “중소·영세 상인, 생계형 범죄 위주로 사면하고 대기업 오너 등은 제외한 점에서 특사의 본래 취지인 ‘국민통합’ 원리가 잘 지켜진 듯하다”고 말했다. 반면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이 회장의 경우 저지른 범죄가 심각한데 실제 수감생활은 4개월도 안 돼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의 사면권을 더욱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국무회의에서 의결된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1회 음주운전도 ‘아웃’… 높아진 기준

특사를 앞두고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1회 단순 음주운전자들에게도 특별감면 혜택이 부여될지 여부였다. 결과적으로 이번 특사는 지난해 광복 70주년 기념 특사 때와 달리 음주운전자를 완전히 배제했다. 행정제재 특별감면 대상이 지난해 220만여명에서 올해는 142만여명으로 크게 줄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윤승영 경찰청 교통기획과장은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의 비난이 크다는 점이 고려된 결과로 안다”고 말했다.

음주운전을 뺀 다른 교통법규 위반자들에게 벌점 삭제와 면허 회복 등 혜택을 준 것과 관련해 정부는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운전면허 제재를 감면해 국민의 불편을 덜어주고 정상적 경제활동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재교 시대정신 대표는 “특사 이후 교통사고가 증가한다는 통계도 있는데 최근 교통사고 범죄를 엄단하는 수사당국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태훈·정선형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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