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스타]'기적같은 역전극' 박상영, '미친 펜서'의 인생역전

민동훈|김남이|김사무엘 기자|기자|기자 2016. 8. 10. 11:3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0대14에서 기적같은 5연속 찌르기..무릎인대 파열 '쟤는 끝났다' 비아냥 딛고 올림픽 金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김남이 기자, 김사무엘 기자] [10대14에서 기적같은 5연속 찌르기…무릎인대 파열 '쟤는 끝났다' 비아냥 딛고 올림픽 金]

"정말 힘들었는데 얘가 잘 버텨줬어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기적같은 역전극으로 대한민국에 3번째 금메달을 가져온 박상영(21·한국체대)이 왼쪽 무릎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난해 3월 십자인대가 끊어져 수술을 받았던 곳이다.

박상영은 ""국가대표에서 나와 재활할 때에도 올림픽 시상대에 오르는 생각뿐이었다"며 "힘들 때마다 금메달 따는 꿈을 꾸며 버텼다"고 말했다.

◇열대야를 잠재운 '기적의 역전승'…리우 펜싱 첫 金 박상영은 1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남자 펜싱 에페 개인 결승전에서 제자 임레(42·헝가리)에 극적인 15-14 역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우올림픽 펜싱 첫 금메달이자 우리나라 남자 에페 역사상 첫 쾌거다.

금메달 획득 과정은 짜릿했다. 16강전서 세계 2위 엔리코 가로조(27, 이탈리아)를 꺾은데 이어 스위스의 두 강자 막스 하인처(29, 10위)와 벤자민 스테펜(34, 13위)을 차례로 물리쳤다.

결승전은 패기와 노련함의 대결이었다. 1974년생인 임레는 박상영이 2살이던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고 지난해에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백전노장의 강자다. 이날도 노련한 플레이로 박상영을 괴롭혔다. 박빙의 승부를 펼치던 2회전 9-9에서 연거푸 4점을 뽑으며 금메달을 목전에 뒀다.

10일 새벽(한국시간)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펜싱 에페에 출전해 금메달을 딴 박상영 선수가 금메달을 깨물어 보고 있다./사진=뉴스1

이어진 운명의 3회전. 박상영이 곧바로 한 점을 뽑았지만 임레 또한 점수를 추가했다. 1점만 더 뺏기면 패하는 상황, 승부는 임레 쪽으로 기운 듯했다. 절체절명의 순간 박상영은 '천천히 하자. 급하다. 왼쪽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있다'고 되뇌었다. 경기를 끝내려고 들어온 임레의 공격을 받아쳤다.

대역전극의 막이 올랐다. 지속적으로 상대의 공격을 유도했다. 동시타일 경우 양측 모두에게 점수를 주는 에페 종목의 특성상 1점으로 메달의 색깔이 바뀌는 순간에 몰린 박상영에겐 엄청난 모험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스피드와 순발력을 믿고 공격의 순간 빈틈을 노렸다. 14대14, 순식간에 동점. 이 순간 박상영의 주특기가 터졌다. 상대 몸통으로 뛰어들어 찌르는 '플래시' 공격. 박상영이 세계 정상에 서는 순간이었다.

◇'최연소 펜싱대표'를 괴롭힌 부상, 그리고 '미친펜서'의 부활 '중학교 2학년 때 검을 잡은 박상영은 2014년 한때 세계랭킹 3위까지 오른 남자 펜싱 에페의 차세대 에이스였다. 중학교 3학년 때 전국대회 4관왕을 시작으로 고교시절 체전 연패와 2관왕, 세계청소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 등 거의 모든 대회를 휩쓸었다. 최연소 펜싱 국가대표의 명예도 그의 것이었다.

하지만 찾아온 갑작스런 무릎부상이 그를 가로막았다. 2015년 3월 다쳐 그해 12월에 다시 훈련을 시작했을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박상영은 "최근까지도 무릎 재활 훈련을 거르면 바로 신호가 왔다"며 "하체 훈련이 지나치게 많으면 다리가 붓곤 했다"고 설명했다.

10일 새벽(한국시간)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펜싱 에페에 출전한 박상영 선수(왼쪽)가 세계랭킹 3위 게저 임레와의 결승전에서 대역전극을 마무리 짓는 마지막 점수를 획득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올해 초 부상후 복귀 경기에서 허무하게 패했을 때 누군가 "박상영은 끝났다"고 했다. 펜싱 외에는 아무것도 좋아하는 것이 없어 별명이 '미친 펜서'였던 박상영은 이를 악물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연습에 매진했다. 국제대회에 참여해 재활 기간 동안 100위권 밖까지 밀려났던 세계랭킹을 21위까지 끌어올렸다. 박상영은 "경기 시작 전에는 상대방을 없애버리겠다는 각오를 다진다"고 했다.

그리고 올림픽. 42살의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을 상대로 21세 청년이 대형 사고를 쳤다. SNS에 '올림픽=제일 재밋는 놀이'라고 적을 정도로 당찬 패기가 대역전극의 원동력이었다.

이제 박상영은 한국 펜싱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2관왕에 도전한다. 박상영은 15일 정진선(32·화성시청), 박경두(32·해남군청) 등과 에페 단체전에 나선다. 그는 "선배 형들이 경기 내내 나를 응원하고 도와주셨다. 난 이번 올림픽에 단체전 금메달을 노리고 왔다"며 환하게 웃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