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혈단신' 이정현의 기적..캠프도 없이 대표 등극 기염

서송희 기자 2016. 8. 9.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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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짚모자와 점퍼, 배낭 트레이드 마크
2016.7.2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서송희 기자 = 근엄한 양복을 벗어던지고 밀짚모자와 배낭, 바람막이 점퍼를 택한 이정현 의원이 9일 새누리당 당대표가 돼 화제다.

이 대표는 새누리당 8·9전당대회를 앞두고 전대 선거운동 대신 이같은 차림으로 홀로 배낭여행을 다니는 파격을 선보였다. 이에 정계에서는 이 대표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물음표를 던졌다.

하지만 이 대표는 보란 듯이 영남 기반의 새누리당에서 사상 첫 '호남 출신' 당대표로 선출되는 기염을 토했다. 역사와 이변을 연출한 주인공이 된 셈이다.

이 대표는 '캠프'라고 불리는 당대표 선거 준비를 위한 별도의 조직을 꾸리지 않았다. 경쟁자들이 '명당'으로 불리는 여의도 국회 인근 빌딩에 캠프를 차리고 여러 참모들을 불러모아 정책을 논의하거나 대언론 활동에 매진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대신 이 대표는 전국을 돌면서 밑바닥 민심을 경청하고 다녔다. 그는 앞서 뉴스1과 만나 "1만원짜리 지폐를 1000원짜리로 바꿔 무작정 버스를 타고 다니며 동네 마을회관 등을 돌아다닌다"고 밝혔다.

이어 "1000원 짜리가 다 떨어지면 그때부터 택시를 타고 버스터미널이나 경찰서로 가달라고 하고 택시에서 내려 주변 식당에 들어가 혼자 밥먹는 사람이 있으면 동석하자고 청해 이야기를 나눈다"고 노하우를 밝혔다.

정계 관례로 봤을 때 대책없어 보이는 이 대표의 이같은 행보에 일각에서는 "배낭여행을 다닌다고 하는데 저 배낭 안에 당원명부가 들어있는 것 아니냐"는 농담 섞인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이같은 민심청취 행보는 당대표 투표 결과에 반영되는 여론조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결과로 보답받았다.

이 대표가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죽어야 산다는 각오로 낡은 정치를 우리가 함께 쇄신해 나가자"고 말한 것도 자신의 이같은 경험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당대표로 선출된 뒤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전대 승리 요인에 대해 "잘 모르겠지만 하나 분명한 것은 진정성"이라며 "저는 캠프도 차리지 않았고 비서도 없이 70여군데 현장을 찾아가 민생을 살폈다. 이런 진정성이 수용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제 대표 등극 이후 또 다른 역사와 이변을 연출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된 이 대표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song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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