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일대일로' 경제효과 마셜플랜보다 크다"
"일대일로는 연계국 상대 거대 홍보전"…'남중국해 갈등' 취약 지적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의 경제적 효과가 미국의 마셜플랜이나 유럽연합 결성보다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중국의 대외정책이 일대일로 연계국 정부와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설득과 홍보에서 취약하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지적됐다.
9일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영국의 글로벌 자산관리 기업인 유라이즌 SLJ 캐피털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구상의 총가치가 1조4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미국이 2차대전 후 서유럽 재건을 위한 실시한 마셜플랜의 총가치 130억 달러보다도 100배 이상 크다,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체제 들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는 육상으로는 중국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해상으로는 동남아와 중동, 아프리카를 통해 유럽까지 연결하자는 구상이다.
단순 경제권의 크기를 보더라도 일대일로 연계지역이 64개 국가, 44억명의 인구에 세계 경제의 40%, 에너지 자원의 75%를 포괄하고 있어 달러화로 환산하면 그 규모가 마셜플랜의 12배에 이른다는 게 유라이즌의 주장이다.
단순 재정규모로 비교해도 일대일로를 위한 중국의 총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9%로 마셜플랜의 2배에 달한다.
스티븐 젠(任永力) 유라이즌 최고경영자(CEO)는 "미국과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일대일로가 제창하는 철도, 도로, 항만 건설은 연계 국가에 거대한 경제적 번영을 가져오며 중국의 소프트파워도 한층 강화시켜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젠 CEO는 또 일대일로가 세계 각국의 교역량을 늘리는 한편 중국 은행들이 일대일로 거점지역에 지점과 분행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위안화 국제화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대일로가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의 틀과 정치적 질서의 균형에 큰 파급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라이즌은 하지만 이 구상이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지적했다. 이 구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부정부패 리스크, 프로젝트 일정 지연, 현지 정부 및 국민의 반대에 부딪히는 것이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실제 중국의 대규모 개발프로젝트는 아프리카 등지에서 자주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일대일로 연계국이 경제적 혜택을 입었다고 정치적으로 중국의 손을 들어줄지도 보장할 수 없다.
젠 CEO는 최근 남중국해 분쟁 등으로 주변국과의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점을 상기시키며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연계국 정부와 대중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 거대한 PR 홍보전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 일대일로가 30∼40년이 소요되는 장기계획이라는 사실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단기 정책이 대부분인 서방 국가와 달리 중국은 장기발전 계획이 가능한 유일한 국가"라고 덧붙였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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