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벗은 YG 차세대 걸그룹 '블랙핑크'..양현석 "얼마나 잘 만들어진 팀인지 곧 알게 될 것"





대형 가요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소개하는 차세대 걸그룹 ‘블랙핑크’가 베일을 벗었다.
이들은 2009년 투애니원 이후 7년만에 배출되는 YG의 신예 그룹으로 그간 크고 작은 화제를 모아왔다. 이미 2년 여전부터 데뷔를 예고했지만, 팀의 본격적인 활동이 계속해서 미뤄지면서 음악팬들의 궁금증을 키워왔다.
“저희들이 블랙핑크입니다! ”
블랙핑크는 8일 오후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모스스튜디오에서 기자간담회를 겸한 쇼케이스를 갖고 본격적인 활약을 예고했다. 모습을 드러낸 멤버들은 실력 뿐 아니라 외양 역시 상당해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쇼케이스는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중계돼 10만명 이상의 접속자가 동시에 지켜봤다. 쇼케이스는 이들의 데뷔곡에 해당하는 ‘휘파람’과 ‘붐바야’의 뮤직비디오와 제작과정 등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시작됐다.
노래는 투애니원의 음악을 전담했던 프로듀서 테디가 맡았다. 이날 처음 공개된 ‘휘파람’은 휘파람을 소재로 한 강렬한 힙합곡으로 강한 중독성을 지녔다. ‘붐바야’는 최근 유행하는 EDM과 빌보드 등지에서 대세를 형성하는 ‘댄스홀’ 장르를 결합했다.
블랙핑크는 지수, 제니, 로제, 리사 등 4명으로 구성됐다. 평균 연령이 만 19세로 길게는 6년, 짧게는 4년간 YG내에서 연습생으로 활약해왔다.
멤버 로제는 “너무 오래토록 기다려왔던 순간”이라며 “긴장되고 떨리지만 준비해온 대로 멋진 무대를 보이도록 하겠다”며 당찬 각오를 피력했다. 멤버 제니는 “오래토록 기다려주신 것에 감사하다”며 “향후 블랙핑크 만의 색으로 활동을 일궈가겠다”며 남과 다른 활약을 예고했다.
팀명 ‘블랙핑크’는 아름다운 색을 대표하는 ‘핑크’, 그리고 이에 상반되는 ‘블랙’ 두 가지를 나란히 병기시키고 있다. ‘예쁘게만 보지 마라’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등의 반전의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이날 간담회에는 블랙핑크 멤버 외에 YG를 이끄는 양현석 프로듀서가 동석했다. 이번 블랙핑크의 활동은 팀 뿐 아니라 YG엔터테인먼트의 미래 전략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주요 행보인 만큼 상당한 공과 집중력이 들어갔다.
“이 팀에 거는 기대와 정성이 남다른 것 같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양현석 프로듀서는 “세세하게 신경을 썼다”면서 “떠올려보니 여성 그룹이 남성그룹보다 준비하는 것이 다섯 배는 더 힘든 것 같다”며 웃었다.
멤버 중 리사는 태국인이다. 태국어 뿐 아니라 한국어, 영어, 일본어 등이 유창해 해외 활동에 특히 요긴한 멤버다. YG 사상 최초의 외국인 멤버를 배출한 것에 대해 양현석 프로듀서는 “외국인이라서 따로 뽑았다기 보다 수년전 처음 오디션 영상을 보고 너무 강렬해서 그를 발탁했다”고 부연했다.
멤버 대다수가 다방면의 끼를 갖췄다. 제니의 경우 지난 2013년 지드래곤의 정규 2집 타이틀곡 ‘블랙’에 피처링으로 참여하며 솔 느낌의 음색을 소개한 바 있다. 역시 뉴질랜드에서 유학생활을 해 수준급 영어와 일본어 실력을 갖추고 있다. 팀의 메인보컬은 로제다. 15세 때부터 연습생을 시작해 4년간 데뷔를 준비 했다. 지수는 앞서 에픽하이 등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화려한 비주얼을 뽐낸 바 있다.
블랙핑크는 모두 9명 가량의 팀으로 구성될 예정이었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4명으로 간추려졌다. 양현석 프로듀서는 이에 대해 “20여명 이상이 같이 준비를 했지만, 이들의 조합이 가장 뛰어났다”면서 “또 이들 4명은 자기들 끼리도 가장 잘 어울려 다니는 멤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2000년대 후반 그룹 빅뱅, 투애니원 등의 흥행을 바탕으로 국내 유명 기획사로 거듭난 YG엔터테인먼트는 새로운 구심점을 향한 원만한 세대 교체가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또 다른 대형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는 남성그룹 엑소를, JYP엔터테인먼트는 여성그룹 트와이스 등을 히트시키면서 자연스럽게 세대 교체의 흐름에 접어든 상태다. 이와 상반되게 YG는 올해 10주년을 맞은 빅뱅, 그리고 7년차인 투애니원을 뒤잇는 후발 주자의 발굴이 아직까지 더딘 편이다.
“사실 블랙핑크는 지난 4년전부터 데뷔를 시켜야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그럼에도, 소속 가수가 음악을 좋아하고, 저와 스태프가 모두 마음에 들어야만 나올 수 있다는 게 지난 20여년간 이어진 원칙이었죠. 다른 회사보다, 음반이 적게 나오는 것 때문에 팬들은 불만을 토로하지만, 저희 YG는 콘텐츠를 시간을 정해놓고 만들어내지는 않은 편입니다.”(양현석)
블랙핑크는 같은 소속사 걸그룹인 투애니원과 몇가지가 겹친다. 4인조에다, 프로듀서 테디가 맡은 음악 색깔 역시 투애니원과 같은 선상에 섰다. 멤버 지수는 “투애니원 선배와 비교하는 말을 많이 듣는데, 비교보다는 언니들과 닮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사이 새로운 그룹을 소개할 때마다, 가요계에 메시지를 던져온 곳이 YG엔터테인먼트 였다. 립싱크가 횡행할 당시 빅마마, 휘성을 냈고, 외모를 중시하던 아이돌 그룹 시장에는 빅뱅과 투애니원 등 실력을 기초로 한 팀을 내고 파격과 반전을 소개해왔다.
하지만 이번 블랙핑크의 탄생은 기존과 다소 이질적으로 다가선다. 멤버들은 실력 뿐 아니라 외양 자체가 탁월하다. 양현석 프로듀서는 “외모도 예쁘고 실력도 받쳐주는 팀이 세계 팝시장에도 흔치 않은 것 같아, 그런 팀을 소개해보고 싶다”면서 “외모를 배제했던 YG의 기존 패턴과 반대로 가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주류의 반대지점을 바라봐왔던 것과 달리 주류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방식이다. YG를 비롯해 기타 가요계 전반에서 향후 펼쳐질 K팝 시장의 새 그림을 떠올려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YG의 걸그룹은 흔치 않았다. 이 때문인지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프로듀서 역시 중간중간 긴장감을 드러내곤 했다.
양현석 프로듀서는 “YG 초창기 지금의 제 아내가 있었던 걸그룹 스위티를 냈는데 결과가 너무 썩 좋지는 않았고, 7년전 투애니원을 발표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면서 “이후 투애니원이 활동하기 곤란한 빈 공백이 있었고, 이런 가운데 블랙핑크가 대표 주자로 나가게 됐으니 극도로 민감하게 신경을 쓰고 준비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YG 특유의 자신감은 분명했다. 양현석 프로듀서는 “빨리 라이브 실력과 멋진 이들의 무대를 보여주고 싶다”며 “정말 잘됐으면 좋겠고,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늘 이 순간이 마치 딸의 초등학교 입학식에 온 것 같다는 기분이 드네요. 분명한 점은 블랙핑크가 앞으로 있을 무대에 금방 적응할 것이고, 하면 할 수록 잘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들이 얼마나 멋진 팀인지, 얼마나 잘 만들어진 걸그룹인지 곧 알게 될 겁니다.”(양현석)
블랙핑크의 멤버 지수 역시 “선배들 이름에 먹칠 하지 않겠다”면서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화려하게 데뷔한 블랙핑크는 8일 오후 음원 공개에 이어, 오는 14일 SBS <인기가요>를 통해 본격적인 방송활동을 시작한다.
<강수진 기자 kant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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