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 일왕 "난 상징적 존재" 발표 전망

김혜경 2016. 8. 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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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아키히토(明仁·82) 일왕의 8일 생전퇴위와 관련된 발표를 앞두고, 주된 내용이 "상징으로서의 일왕의 의무"에 대한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은 전망했다.

이날 오후 3시 발표될 아키히토 일왕의 10분 길이의 대국민 메시지는 지난 7일 일왕의 거처인 도쿄 '황거'(皇居)에서 사전 녹화됐다.

고령인 아키히토 일왕이 건강상의 이유로 생전퇴위를 희망하고 있다고 NHK가 지난 13일 익명의 궁내청 관계자를 인용 보도한 이후, 아키히토 일왕은 직접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 동영상에서 아키히토 일왕은 생전퇴위를 원한다는 자신의 의향을 직접적으로는 거론하지 않고 '우회적으로' 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헌법상 일왕은 '상징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왕실법으로 금지한 생전퇴위에 대한 언급은 정치적 행위로 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왕의 생전퇴위와 관련해 일본 언론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스트레스성 위염과 십이지장염에 이어 2003년 전립선암 수술, 2012년 2월 협심증 증세에 따른 관상동맥 우회 수술을 받는 등 건강상의 이유로 아키히토 일왕이 생전퇴위를 희망하는 것은 '표면적' 이유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마사타카 노보(正高信男) 교토(京都)대 교수는 산케이신문 7일자 기고문에서 아키히토 일왕의 생전퇴위에 관한 기사가 보도된 시기에 주목했다.

마사타카 교수는 생전퇴위 기사가 첫 보도된 지난달 13일은 "지난달 10일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공명 양당과 오사카유신회 등 '개헌세력'이 헌법 개정에 필요한 참의원 의석을 확보한 직후"라고 지적하면서 일왕의 생전퇴위는 개헌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히로히토 국왕의 장남으로 1933년 12월에 태어나 11세에 일본의 패전을 지켜본 뒤 전후 부흥기에 청춘시절을 보내 강한 평화주의 신념을 갖고 있다. 그간 아키히토 일왕은 평화헌법을 개정하려는 아베 총리의 우경화 행보에 제동을 걸어왔으나, 지난달 참의원 선거로 아베 총리가 개헌 발의 의석을 확보하자 자신의 생전퇴위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주간 아사히는 지난 5일자 보도에서 현행 일본 헌법은 일왕을 '상징적 존재'로 규정하고 있지만, 집권 자민당이 2012년 4월 내놓은 헌법 개정안 초안에서는 일왕의 정치적 권한을 '국가원수'로 격상시키려 한다고 지적했다.

자민당 개헌 초안은 일왕에게 권력을 집중시켜 강력한 군주제를 목적으로 하는 옛 일본제국헌법(1889년 제정)과 같은 것이라고 아사히는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자민당의 우익 성향 의원들은 일왕의 생전퇴위를 허용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아사히는 전망했다. 일왕이 생전퇴위를 하다는 것은 공무를 마치면 퇴위할 수 있는 '상징적인 존재'라는 의미로, 자신들이 추구하는 개헌 초안과 상반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치적 상황을 배경으로 아키히토 일왕은 이번 대국민 메시지에서 '상징으로서의 일왕의 의무'를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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