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트럼프' 헛발질에도 힐러리 지지율은 '정체'

유권자 관심 끌 새 메시지 없고 '이메일 논란'만 지속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지지율에서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보다 앞서며 격차를 키우고는 있지만, 정작 본인의 지지율을 높이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잇따르는 트럼프의 '헛발질'에도 클린턴이 좀처럼 지지층을 넓히지 못하고 있어, 지금으로는 쉽지는 않겠지만 트럼프가 당내 결속에 성공한다면 클린턴을 따라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달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난 뒤 전국단위로 집계된 클린턴 지지율의 최고치는 52%였지만, 민주당 전대 이후 10일동안 뚜렷한 지지율 상승 추세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같은 기간 실시된 설문에서 클린턴 대 트럼프의 양자 구도가 아니라 자유당 게리 존슨, 녹색당 질 스타인까지 포함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클린턴의 지지율은 50%를 넘기지 못했다. 지난 5일 발표된 경제전문매체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의 설문조사에서 클린턴의 지지율은 39%였지만 트럼프보다 4%포인트를 앞선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민주당 전대 이후 트럼프는 이라크전 참전군인 유족 비하나 러시아에 해킹을 부추기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망언을 하는 것은 물론, 같은 당 소속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재선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가 역풍을 맞고 철회하는 등의 언행으로 지지율 추락을 겪었다.
그러나 정치 분석가들은 이 기간 클린턴이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새로운 메시지를 내놓지 못한데다가, 스스로 '이메일 논란'을 되살리는 자충수까지 두면서 자신의 지지층 기반을 넓히는 데 실패했다고 풀이했다.
클린턴은 지난달 31일 폭스뉴스 인터뷰 등에서 이메일 스캔들, 즉 국무장관 재직 때 사설 이메일로 기밀문서를 비롯한 공문서를 주고받은 일에 관해 "(연방수사국의) 코미 국장은 내 답변이 정직하고 일관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클린턴은 지난 5일 흑인·히스패닉 기자들로부터 코미 국장의 말을 왜곡한 게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내가 (답변에) 합선을 일으킨 것 같다. 명확히 하겠다"며 물러서야 했다.
이 발언이 나오자 트럼프는 즉각 클린턴의 말 가운데 '합선'이라는 부분을 강조해 '클린턴은 로봇'이라는 정치 광고를 냈다. 트럼프는 당내 경선 초기인 지난 2월 똑같은 답변을 되풀이한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을 '로봇'이라고 공격한 사례가 있다.

클린턴의 최대 약점 중 하나인 '불신 이미지' 역시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와 ABC뉴스가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클린턴이 정직하고 신뢰할 만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설문에 '아니오'라고 답한 사람은 59%로 지난해 9월 조사 때의 56%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클린턴-트럼프 양자구도를 가정했을 때 클린턴의 지지율은 50%로 트럼프보다 8%포인트 앞섰다.
최근 열흘 동안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클린턴이 최고 15%포인트까지 트럼프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지만, 클린턴 본인의 지지율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현상에 대해 미 NBC뉴스는 "트럼프의 (지지율) 하락 때문"이라고 단정한 뒤 "트럼프는 기존 지지자들을 되찾을 방법만 찾는다면 굳이 클린턴 지지자를 끌어오지 않아도 다시 치열한 경쟁구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smi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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