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만화로 읽는 피케티' 군대에서 왜 판매금지됐나?

2016. 8. 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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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 군마트 판매금지 서적 사유로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 밝혀

[서울신문]

군 마트에서 판매금지된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과 김진명의 소설 ‘글자전쟁’.

국방부가 4일 육군과 공군 마트(옛 PX)에서 지난 5월 판매 금지한 책 5종의 퇴출사유를 밝혔지만,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 ‘국가 정체성 부정’ ‘군을 왜곡하거나 사기 저하’ 등의 원론적인 해명 뿐이어서 해당 책을 출간한 출판사 등 출판계의 반발이 여전하다.

복지단은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의 경우 ‘피케티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의 아시아 각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한 이유는 외국으로부터 거액의 투자 혜택을 받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p.32)’는 내용이 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글자전쟁’에서는 ‘일단 돈을 갖다 안기면 그 다음은 어떤 계약 위반도 잔소리 한 마디 하는 법 없이 군인들이 다 알아서 처리하는 데다 하자가 발생해도 군이란 워낙 상명하복의 조직이라 그냥 덮어버리곤 했다.(p.31~32)’, ‘높은 놈이고 낮은 놈이고 좌우간 군바리들은 멕여야해!(p.32)’ 부분이 군을 왜곡하거나 군의 사기를 저해하는 자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복지단은 이날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고야마 카리코), ‘글자전쟁’(김진명), ‘칼날 위의 역사’(이덕일),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1’(임기상),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최용범) 등 5종에 대한 군 마트 판매 금지 사유를 이같이 밝혔다.

군 마트에서 판매금지된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와 ‘칼날 위의 역사’ 그리고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

하지만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의 기초가 된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이 보수진영의 공격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글자전쟁’은 내용 가운데 ‘방산비리’ 등의 내용이 들어갔기 때문에 판매가 금지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특히 조선시대를 다룬 ‘칼날 위의 역사’는 ‘조선 국왕에게 사생활이 없었듯이 21세기 대통령에게도 근무 시간에는 사생활이 없어야 한다…세월호 사태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져 있던 때, 그 시각 대통령의 행적을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 조선 같으면 이런 논란 자체가 벌어지지 않았다’라는 대목이 문제가 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출판계에서는 맥락을 무시한 채 부분적 묘사만을 문제삼는 건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장병 스스로 읽을 책을 판단할 수 있는데도 군이 이를 결정해주겠다는 식의 이데올로기적 발상”이라며 “오히려 그 책들은 ‘입대 전에 읽어보자 불온도서’라고 해서 날개 돋친 듯이 잘 팔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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