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KTX 여승무원, 우도임이 밝힌 좀비 뒷얘기(인터뷰②)




[뉴스엔 글 배효주 기자 / 사진 이재하 기자]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감염자다. 영화 초반, 좀비로 변한 심은경에게 가차 없이 물리는 KTX 승무원을 기억할까. 예쁘장한 외모에 한 번, 좀비로 변한 후 온 관절이 꺾이는 듯 그로테스크한 몸짓 연기에 또 한 번 놀랐다면 이 배우를 주목해야 할 것.
8월 2일 뉴스엔과 만난 신인 우도임은 첫 출연이나 다름없는 상업 영화가 흥행을, 그것도 '천만 관객'을 향해 달려가는데 대해 얼떨떨 하면서도 기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짧은 시간 출연하는 단역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이미지 각인을 제대로 시켰다는 뿌듯함도 함께였다.
극 초반, 분위기를 확실하게 잡은 일등 공신 우도임. 그는 5분 남짓한 좀비 연기를 위해 3개월이 넘는 시간의 보디 디렉팅을 거쳤다. '곡성'에도 도움을 준 박재인 안무가의 밑에서 관절 꺾는 법 하나하나를 모두 배웠다. 그러나 좀비 연기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좀비 같아 보이나'가 아니었다. 연기자들끼리 다치지 않도록 합을 잘 맞추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
"좀비가 되면서 몸싸움을 할 때 다치지 않기 위해서 서로 많이 연습했어요. 저는 KTX 열차팀장 역을 맡은 한성수 선배와 함께 합을 맞췄어요. 제가 좀비가 된 후 선배를 물거든요. 다치지 않고 연기 하는 걸 중점적으로 연습했어요. 심은경 선배와 함께 한 장면도 마찬가지죠. 관절 꺾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치지 않도록 호흡을 맞추는 비중이 더 커요."
좀비 심은경에게 목덜미를 물린 채 그를 달고 열차 통로를 지나가는 신은 '부산행'의 기괴함을 한껏 살리는 명장면이다. '부산행'의 프리퀄인 애니메이션 '서울역'에서 목소리 연기를 한 심은경이 실사 영화에도 특별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심은경 배우는 정말 배려심 많아요. 나중에 꼭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작업하고 싶어요. 호흡을 다시 맞춰보고 싶죠. 현장에서 같이 부딪히는 장면이 많았는데 제가 다치지 않게 위해주고 배려해줬어요.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연기 했는데 그렇게 하니까 장면이 잘 안 살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파이팅 넘치게 하니 연기를 너무 잘하시는 거에요. 그전엔 절 배려해주느라 그랬구나 싶었어요. 서로 적응이 되니까 다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에너지를 주고받았죠. 다치면 모든 분께 피해가 가니까요. 배우는 아프고 다치면 죄라고 배웠거든요."
그는 좀비 연기를 확실하게(?) 해내기 위해 예습도 철저히 했다. 평소 좀비물을 워낙 좋아했다는 우도임은 영화 촬영에 앞서 좀비물이란 좀비물은 모두 섭렵했다. 공포영화도 마찬가지였다.
"원래 공포영화를 좋아해요. 특히 좀비를 연기하기 위해 '월드워Z'와 '사일런트 힐'을 중점적으로 봤어요. 열차 통로를 걸어가는 장면은 '사일런트 힐'의 간호사 캐릭터를 참고했어요. 대신 저는 온몸이 이상한 각도로 꺾인 좀비 연기를 했죠. 저 사실 되게 몸치거든요. 하나 장점이 있다면 유연성이 좋아요. 이번 좀비 연기를 했을 때 그 장점을 많이 부각했어요. 또 춤을 워낙 못 춰서 생각 없이 팔도 휘두르고, 고개도 막 휘두르고 했던 게 도움이 됐어요."
'부산행' 좀비의 피투성이가 된 얼굴과 손, 뿌옇게 변한 초점 없는 눈동자 등은 특수 분장을 거친 것이다. 그러나 손 발이 뒤틀린 동작은 CG 없는 100% 몸짓 연기라고 우도임은 말했다. 처음 좀비 분장을 한 자신의 모습을 본 그는 깜짝 놀랐지만 그러나 그것도 잠시. 자신을 보고 놀라는 스태프들을 놀리는 재미에 푹 빠졌다고.
"좀비로 변한 제 모습을 보는데, 제가 아닌 것 같더라고요. 너무 놀랐어요. 특수 분장팀 스태프분들이 열심히 잘해주셨어요. 좀비는 CG 처리 하나도 없이 분장으로 구현한 거예요. 움직임도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제 신이 촬영 초반이었거든요. (좀비 분장에 적응이 덜 돼) 현장 스태프들이 절 보고 깜짝 놀라더라고요."
이야기의 도입부에 등장해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줘야 하는 중책인 만큼 연상호 감독의 특별 지시도 따랐다고 말했다.
"초반을 담당하는 신이라 중요하다고 당부하셨어요. 관객분들이 보셨을 때 좀비라는 건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존재잖아요. 그런 좀비를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역할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책임감을 느끼고 하더라고 연상호 감독님이 말씀하셨어요. 사실 연상호 감독님이 실사 영화를 과연 어떻게 만드셨을까 하는 궁금증이 컸어요. 시나리오를 봤을 때도 기대가 많이 됐어요. 연상호 감독님 작품 '돼지의 왕' '사이비' 등을 다 봤었거든요. 감독님만의 사회 비판적 시선이 있어요. 애니메이션을 하셨던 감독님이라 좀비 같은 판타지 이야기도 잘 풀어나가신 것 같아요. 컷에 대한 확신이 있으신 분이라는 게 느껴졌어요. 촬영 지연도 없는, 확실하신 분이에요."
그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재밌는 에피소드도 슬쩍 꺼내놨다. KTX 여승무원의 올림머리와 유니폼이 찰떡같이 잘 어울리는 바람에(?) 실제 승무원으로 오해도 받았다고.
"총 8일을 촬영했어요. 서울역에서 하루 촬영하고, 나머지 일주일은 부산에서 촬영했죠. 초반에 플랫폼에 서서 승객에게 열차 탑승 안내하는 부분이 있어요. 한 칸만 빌려서 촬영했고, 나머지 부분은 일반 승객분들이 탑승하고 있던 상황이에요. 승무원 의상으로 갈아입고 플랫폼에 내려갔는데, 저쪽에서 진짜 승무원분이 제가 동료 승무원인 줄 알고 '안녕하십니까' 인사를 하시더라고요. 심지어 승객분들도 제게 와서는 '저쪽에서 영화를 촬영한다는 데 무슨 영화인 줄 아느냐'고 묻기까지 했다니까요."
뉴스엔 배효주 hyo@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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