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4건 모두 기각.. 무리한 檢의 '치욕'

민병기 기자 2016. 8. 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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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의원 재청구마저 기각

檢 “법원은 뭘 보는지” 불만

법-검 ‘영장 갈등’ 재연 조짐



정치권 ‘기소독점 제한’등

검찰개혁 목소리 높아질듯

검찰이 작정하고 제출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검찰의 무리한 욕심이 부른 ‘참사’라는 지적이 있지만 일각에서는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일관된 영장 발부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법원과 검찰 간 갈등이 재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당을 필두로 검찰의 기소독점권 제한 등 정치권서 검찰 개혁 목소리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일 서울중앙지법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여론의 관심이 쏠렸던 4건의 영장이 2일 오전 모두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의혹으로 청구된 박동훈(64)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조 부장판사는 롯데케미칼에서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세무법인 T사 대표 김모 씨의 영장도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배우 이진욱(35) 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30대 여성에 대한 무고 혐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서울남부지법 한정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박준영 국민의당 의원에 대해 검찰이 두 번째로 청구한 영장도 다시 기각했다.

◇줄 이은 영장 기각, 파장 클 듯=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의 치욕’이라는 표현도 나온다. 기각된 사건이 모두 검찰이 오랜 기간 공들여 온 사건이기 때문이다. 박 의원에 대한 영장 기각은 지난주 박선숙·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에 대한 서울서부지법의 영장 기각과 마찬가지로 법원이 한 차례 영장을 기각했음에도 검찰이 재차 청구한 사건이었다. 영장 재청구 시점에 맞춰 대검찰청 공안부가 “영장을 재청구한 국회의원 3명은 4·13 총선 선거 사범 중 혐의가 가장 중하다”고 지원사격에 나섰지만 법원의 판단을 바꾸지 못했다. 당장 국민의당은 “검찰개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반격에 나섰다. 롯데그룹 경영 비리 관련 검찰의 수사도 흔들린다. 지난달 19일 강현구(56) 롯데홈쇼핑 사장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데 이어 김 대표에 대한 영장도 기각되며 수사가 미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슬그머니 나오고 있다. 박 전 사장에 대한 영장은 폭스바겐 관련 의혹 수사 착수 이래 사장급 인사에게 청구된 첫 영장이었다.

◇법·검 갈등 불거지나=연이은 영장 기각이 법·검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4월 최윤수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영장기각과 관련, “무전구속 유전불구속”이라는 발언을 할 정도로 악화됐던 영장실질심사를 둘러싼 법원과 검찰의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점식 대검 공안부장은 이날 “같은 날 돈 받은 사실을 인정한 노철래 전 새누리당 의원의 영장은 발부되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박 의원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다”며 “누가 더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느냐”고 법원의 영장 기각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 부장은 “둘의 차이는 한 사람은 현역 의원, 다른 사람은 전 의원이라는 것뿐”이라며 “법원은 사건과 증거를 보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도대체 법원은 어디를 보고 있는 것이냐”고 법원을 정면 겨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구속영장 발부에 대한 법률 규정에 따라 원칙대로 한 것일 뿐 시기나 사건에 따라 기준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법원 일각에서는 “검찰이 무리한 영장 청구를 해놓고 법원에 책임을 떠넘긴다”는 반발도 나온다.

민병기·이후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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