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브랜드 없는 LG 스마트폰.."소비자 각인효과 취약"

전준범 기자 2016. 8. 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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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오는 9월 새롭게 선보일 플래그십(기업의 기술력을 집약한 제품) 스마트폰의 이름을 ‘V20’으로 확정했다. V20은 이 회사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스마트폰 V10의 후속 모델이다. 구글 안드로이드의 최신 모바일 운영체제(OS)가 처음으로 탑재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V10’ / 사진=전준범 기자

그러나 마케팅 전문가들은 대표 브랜드 없이 G·V·X 등 알파벳으로 자사 스마트폰 라인업을 구분하는 LG전자의 전략에 아쉬움을 나타낸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애플이 ‘아이폰’이라는 강력한 대표 브랜드를 완성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는 것과 비교하면 LG전자의 브랜딩 방식은 상대적으로 각인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 LG전자 “하반기 전략폰 V20, 9월 출시”

LG전자는 지난해 10월 선보인 V10의 후속 모델명을 V20으로 확정하고 오는 9월 출시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LG전자는 올해 3월 세계 최초의 모듈 조립형 스마트폰 ‘G5’를 야심차게 출시했으나 기대 만큼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진 못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강력한 멀티미디어 기능의 V20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V20의 전작(前作)인 V10은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듀얼 카메라, 세컨드 스크린 등의 기능을 선보여 좋은 평가를 받은 제품이다. 특히 사용자가 동영상 촬영시 초점, 셔터 스피드, 감도(ISO) 등을 원하는대로 조절할 수 있는 ‘비디오 전문가 모드’는 전문 사진작가들도 호평한 기능이다.

조준호 LG전자 사장(가운데)이 지난해 10월 1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세빛섬에서 열린 ‘V10’ 발표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LG전자 제공

LG전자(066570)는 지난달 28일 2016년도 2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하반기에 출시할 V 시리즈 신제품은 V10에서 호평 받은 비디오·오디오 등의 멀티미디어 기능을 한층 강화한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V20의 또 다른 승부수로 구글의 최신 모바일 OS인 ‘안드로이드 7.0 누가(Nougat)’를 선택했다. 안드로이드 7.0이 탑재되는 신규 스마트폰은 V20이 처음이다. LG전자는 그간 넥서스4, 넥서스5, 넥서스5X 등 구글 레퍼런스폰(새로 나온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기준이 되는 모델) 개발에 참가해왔다.

모바일 업계에서는 LG전자뿐 아니라 삼성전자, 애플도 올 하반기에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인 만큼 치열한 판매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2일 오전 11시(현지시각) 미국 뉴욕 해머스타인 볼룸에서 ‘갤럭시노트7’ 공개 행사를 개최한다. 애플도 오는 9월 아이폰 신제품인 ‘아이폰7’을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는 G5의 판매 부진 속에 올해 2분기 3조3258억원의 매출액과 153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MC사업본부는 지난 1분기에도 202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더욱 확장된 멀티미디어 기능의 V20으로 프리미엄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G5’에 360도 카메라 ‘360캠’을 연동해 촬영하는 모습. / 사진=전준범 기자

◆ 삼성은 갤럭시, 애플은 아이폰…대표 브랜드 없는 LG폰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 대표 브랜드를 만들지 않고 알파벳으로만 각 시리즈를 구분하는 전략이 다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LG전자는 G·V·K·X 등 4개의 스마트폰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G와 V 시리즈는 고가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 K와 X 시리즈는 중저가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든 제품군이다.

익명의 한 마케팅 전문가는 “LG전자는 가전 분야에서는 ‘시그니처’라고 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모바일 분야에서는 소비자 뇌리에 선명하게 남을 만한 대표 브랜드를 내놓지 못했다”면서 “평소 휴대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면 G, V, K 등 알파벳으로 이뤄진 각 시리즈를 일일이 기억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주력 스마트폰 모델들에 갤럭시라는 대표 브랜드명을 일괄적으로 달고 있다. 갤럭시 뒤에 가격이나 성능에 맞춰 알파벳을 붙이는 식으로 라인업을 구분한다.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플래그십 모델 시장, 갤럭시A와 갤럭시J 시리즈는 보급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탄생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3월 출시한 ‘갤럭시S7’ 시리즈 / 사진=전준범 기자

삼성전자는 갤럭시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중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전세계 거의 모든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총 776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시장 점유율은 22.8%를 기록했다. 이는 7190만대를 출하해 21.3%의 점유율을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나아진 성적이다.

올해 들어 실적 부진을 겪고 있긴 하지만 애플 역시 아이폰이라는 막강한 브랜드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아이폰 시리즈는 2007년 6월 미국에서 처음 출시된 이후 지난 10여년 동안 총 10억대가 판매된 스테디셀러 모델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본사에서 직원 미팅을 열고 아이폰의 누적판매량이 10억대를 돌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쿡 CEO는 “아이폰은 세상을 변화하게 만든 가장 중요한 제품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재광 한국산업기술대 경영학부 교수는 “과거에는 기업의 브랭딩 전략이 부실해 제품을 만들 때마다 디자인이나 판매 컨셉이 제각기 따로 노는 경향이 강했다”면서 “요즘은 하나의 대표 브랜드를 구축해 브랜딩 비용을 절약한 다음 이 안에서 가격·특징 등 서브 옵션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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