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대리수술 처벌 규정 두지 않기로..'솜방망이' 우려

민정혜 기자 2016. 7. 3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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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 개정안에 의사 정보, 변경 사유 명시 등 의무화 처벌 규정, CCTV 의무화 요구에 역행
일부 의료기관의 대리수술이 문제가 되는 가운데 대리수술 금지, 처벌, CCTV 설치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보건복지부가 대리수술 금지 의무를 명문화하는 의료법 개정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처벌 규정은 담지 않기로 했다. 민사소송 등 사후적 대응 방법이 있다는 이유지만 의료 소비자와 야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31일 보건복지부는 의사가 바뀔 경우 환자나 대리인에게 변경 이유를 설명하고 서면동의를 받도록 명문화한 법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복지부는 이러한 내용을 의료법에 담을 예정이지만 처벌 규정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복지부 관계자는 "환자가 대리 수술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알게 되면 사후적으로 민·형사 소송 등을 통해 권리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생긴다"며 "의사와 환자 간 신뢰를 형성하고 의료계 스스로 악습인 대리수술을 고쳐나가도록 계기를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복지부의 개정안은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개정한 표준약관을 참고로 삼고 있다. 표준약관은 환자 동의서에 모든 의료진의 실명과 진료 과목을 적고 의료기관의 자의적 주치의 변경을 막기 위해 '응급환자의 진료'와 같이 구체적인 설명을 하도록 했다. 또 수술 도중 집도의가 바뀔 경우 사후에라도 그 사유와 수술의 시행 결과를 설명하도록 했다.

그러나 표준약관은 어디까지나 소비자와 서비스 제공자 사이에 일반적인 계약 관계를 규정하는 것으로 구속력이 약하다. 법에 관련 규정이 없으면 약관만으로 행위를 강제하는데 한계가 있다.

국회에서 대리수술에 대한 처벌 규정 도입과 수술실 CCTV 설치 방안 등 보다 강력한 규제를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득이 하게 집도의를 바꿔야 하는 경우 사전에 환자나 대리인의 동의를 구하고 이를 지키지 않았을 경우 처벌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오는 8월 발의할 예정이다. 처벌 수준은 검토 중이다.

현재 의료법에는 대리수술 처벌 규정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다. 이러한 탓에 해외학회에 참석하기 위해 수술 3건을 다른 의사에게 맡긴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김모 교수에게 내려질 수 있는 행정처분은 고작 1개월 자격정지다. 자격정지는 최대 1년 내려질 수 있지만 대리수술은 '비도덕적 의료행위'에 속해 1개월 처분밖에 할 수 없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더불어 김 의원은 환자나 대리인의 요청이 있는 경우 의무적으로 수술 장면을 CCTV로 촬영하도록 한 의료법 개정안도 8월 발의한다. 환자로부터 CCTV 촬영 요구가 있으면 의료기관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하지 못한다. 해당 법안은 19대 국회 때 더민주 최동익 전 의원이 발의했지만 의료계가 거세게 반대해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폐기된 바 있다.

그 외 정의당 윤소하 의원, 새누리당 김승희 의원 등도 대리수술과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에 따른 처벌 조항 등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m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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