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최우식, 이제는 증명해야 할 때 [인터뷰]

하홍준 기자 2016. 7. 2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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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산행 최우식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하홍준 기자] 배우 최우식(26)은 ‘천만’까지 내달리는 ‘부산행’ 열차의 속도감을 만끽하며 꿈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무대 인사를 비롯한 각종 홍보 스케줄이 꽉 차 있지만, 관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온몸으로 체감하다 보면 힘든 줄도 모른단다.

“배우들끼리 만나면 다들 싱글벙글이에요. 분위기가 상상하던 것 이상으로 좋아요.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천만영화’라고 하시는데, 결과가 어떻게 되든 이미 많은 사랑과 기대를 받고 있으니까 그 자체로 너무 행복해요. 지금 이 기분을 잊지 않고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어요.”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 제작 영화사 레드피터)에서 최우식은 고등학교 야구선수 영국을 연기했다. 같은 야구부 친구들과 함께 열차에 탑승한 그날, 열차 안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는 인물이다.

다양한 인간 군상이 등장하는 이번 영화에서 영국은 물론 홀로 두드러지는 캐릭터는 아니다. 하지만 최우식은 진희 역 안소희와 함께 “10대의 감성과 두려움”을 능숙히 표현하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사실 최우식은 합류 전 영화에 대해 우려되는 지점이 많았다. ‘바이오 하자드’나 ‘워킹데드’ ‘레프트 4 데드’ 같은 좀비게임 마니아였던 그는 대본만으로는 영화에서 구현될 좀비 떼의 모습을 쉬이 상상하기 힘들었다. 최우식은 “우리나라에서 이런 규모의 좀비 영화가 어색하지 않을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선입견은 연상호 감독과의 첫 미팅에서 깨졌다. “애니메이션 감독 출신이시라 그런지 이미지가 엄청 확고했어요.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단단해서 믿을 수밖에 없었죠.” 연 감독은 현장 사진을 찍어와 그 위에 그림을 그리는 방식으로 설명해갔다. 배우로서 최우식은 작품에 대한 명확한 그림을 떠올릴 수 있었고,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

사전에 가장 우려됐던 좀비 떼 등장 신은 영화 속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됐다. “장르 팬으로서 어떻게 나올지 정말 궁금했다”는 그는 “좀비들이 우르르 넘어가는 장면이 CG라서 걱정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너무 잘 나왔다. ‘부산행’이 물꼬를 튼 것 같다. 우리나라에 신선한 장르를 들여와 상업적으로 잘 풀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같아 짜릿했다”고 덧붙이며 미소를 지었다.

배우들간의 호흡이 중요하지 않은 현장이 어디 있겠냐만은, ‘부산행’은 그 중요도가 유독 컸다. “좁은 공간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배우들이 어우러지며 만들어 내는 것이 이번 영화의 키 포인트”라는 게 최우식의 설명이다. “친해지려고 해도 잘 뭉쳐지지 않는 현장이 있는 반면, 우리 현장은 감독님, 김의성 선배, 공유 형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어요. 덕분에 연기도 자연스레 나올 수 있었죠.”

연상호 감독의 “뚜렷한 그림” 덕분에 촬영은 매번 일찍 끝났다. 자연스레 배우들끼리 뭉칠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촬영지인 부산 지역의 맛집을 찾아다니거나, 각자의 숙소에서 요리를 해먹기도 했다. 최우식은 “만약 어렵고 불편한 현장이었으면, 아마 지금과는 전혀 다른 영화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배우가 연기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예를 들면 정유미 누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없어요. 국민적인 별명 자체가 러블리예요. 누나 외에 모든 분들이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배우들이에요. 저 정도 위치에 가려면 주변인들에게 관심과 호감을 받아야 하는구나 싶었죠. 영화는 혼자 하는 일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더더욱 인성이 좋은 배우가 잘될 수 밖에 없구나 싶었죠.”

최우식은 근래 또래 배우들 중 가장 핫한 기대주로 꼽힌다.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 ‘빅매치’(2014) 등 작품에서 비교적 작은 배역에 머물렀던 그는 첫 주연작 ‘거인’(2014)으로 단숨에 신인상 6관왕을 석권하며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이번 영화 ‘부산행’과 촬영을 마친 ‘궁합’ ‘그대 이름은 장미’, 현재 촬영 중인 봉준호 감독의 글로벌 프로젝트 ‘옥자’ 캐스팅 역시 ‘거인’을 바탕으로 이룬 성과였다.

하지만 최우식은 한동안 ‘거인’의 무게에 짓눌려 슬럼프에 빠져있었다. 어린 마음에 ‘이제 인생 폈다. 다음 작품은 걱정 안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반년이 넘는 기간 동안 들어온 시나리오가 전혀 없었다.

최우식은 “‘거인’으로 이름은 알려졌는데, 캐스팅하는 입장에서는 주연을 하기엔 아직 역량이나 인지도가 부족한 것 같고, 그렇다고 상 받은 것 때문에 작은 역할은 안할 것 같아서 어중이떠중이가 된 거다”며 “무척 초조했고, 일주일 동안 잠을 못잔 적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많이 배웠어요. 배우라는 직업이 생각지도 못하게 사랑받고, 생각지도 못하게 잊혀 질수도 있겠더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런 와중에 운 좋게 ‘부산행’이라는 큰 작품의 제안을 받게 된 거죠.”

최우식은 자신에 대한 평가가 냉정한 편이었다. “배우로서 중요한 시기”라고 진단한 그는 “‘거인’으로 ‘얘가 못하는 것 같진 않다’는 평가는 받은 것 같다. 이런 영화에서 이런 감정을 만나면 이런 연기가 나오는구나를 보여준 것 같은데, 이제는 들어오는 작품에서 더 증명을 해야 하는 시기 같다”고 말했다.

‘부산행’의 성공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마냥 즐길 수만은 없는 건 그래서다. “비중이나 분량은 상관없어요. 주연도 좋고, 조연이나 단역도 좋아요. 제가 잘할 수 있는 역할을 맡아서 더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카메라 앞에만 서면 욕심이 들어요.”

[티브이데일리 하홍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신정헌 기자]

부산행 최우식 인터뷰 | 영화 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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