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의원 전수조사] ⑤與의원들, 우병우 묻자 '익명' 신신당부

"이거 분명히 익명 맞지? 익명 아니면 대답 못해"
"우병우와 같은 학교 선후배 사이라 말하기 곤란"
"몸이 아파서…, 외국이라서…" 말 못하는 사연도 각양각색
【서울=뉴시스】김동현 정윤아 기자 = 뉴시스가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새누리당 의원 129명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익명 보장'을 원하는 의원이 적지 않았다. 대부분의 비박계 의원은 우 수석의 사퇴 찬성을 공개적으로 희망했지만, 이들 중 일부는 '조사결과를 지켜본 뒤'라는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다.
우 수석과의 개인적 친분이나 검찰과의 관계 등을 염려한 것 아닌가 하는 분석이다. 그러나 따가운 여론의 시선을 감안해 태도 유보를 하면서도 이들은 한결같이 '익명'임을 강조했다.
반대로 친박계에서는 우 수석의 사퇴를 희망하는 쪽에서 익명을 더욱 주문했다. 대놓고 우 수석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 청와대의 심기를 거스르는 것 아니냐는 해당 의원들의 복잡한 심경이 담긴 듯 했다.
한 의원은 "억울한 게 있어도 세월에 맡기고 본인이 정리해야지"라며 우 수석의 자진 사퇴 목소리를 내면서도 통화 말미에 "이거 익명 맞지?"라고 되묻기도 했다. 또다른 의원은 "익명이 아니면 답하기 곤란하다"고 말한 뒤 기자의 익명 보장 약속 이후 사퇴 불가피성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다른 익명을 요구한 인사는 우 수석은 물론 박 대통령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이 사인을 안 주니까 본인이 결정을 안 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버티라는 사인을 주니까 저러는 거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나아가 이번 사태 자체를 '모르쇠'하는 친박계 의원이 상당수였다. 사퇴 찬성 쪽에 선 한 친박계 비례대표는 "언론 보도는 봤지만 제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서 "제가 하는 일도 급하고 많아서 생각해 볼 겨를이 없다"고 답을 피했다.
이밖에 "지금 당면 과제인 사드 문제에 집중하다보니 우병우 수석 문제에 대해 별로 생각을 못해봤다", "몸이 아파서 내용 자체를 잘 모른다", "외국에 있어 답하기 곤란하다"라는 다소 황당한 답변까지 나왔다. 민감한 문제에 끼어들기 싫다는 것이다.
우 수석과의 개인적인 관계로 답변을 거부하는 의원도 있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우 수석과 함께 근무한 적이 있다"는 이유에서, 또다른 의원은 "학교 후배라서 답변드리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yoon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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