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을 봐야할 이유,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오마이뉴스 글:박창우, 편집:곽우신]
이유도 모른 채 사람들이 죽어나갔지만,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시민들이 알고 싶었던 건 진실이었으나 언론은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은 채 정부 발표 받아쓰기에만 급급했다. 한마디로 정부는 무능했고, 언론은 가벼웠다.
▲ 한국형 좀비물로 화제를 모르고 있는 영화 <부산행> |
ⓒ 제작사(레드피터), 배급사(NEW) |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은 좀비로 변해가고, 기차에 몸을 실은 시민들이 단 하나의 안전한 도시 부산까지 살아가기 위해 좀비들과 처절한 사투를 벌인다.
▲ <부산행>은 좀비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도 서로 의심하고 분열하는 인간군상을 보여준다. |
ⓒ 제작사(레드피터), 배급사(NEW) |
추악하거나 혹은 아름답거나. 생존 앞에서 인간성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그 때, 정부는 여전히 뭣이 중한지도 모르면서 "정부를 믿고 따라 달라"는 말만 되풀이 한다. 또 좀비에게 물어 뜯겨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와중에도 그 이유를 폭력시위에서 찾는다. (세상에, 사람의 목을 물어뜯는 폭력시위라니!)
▲ 서로 협력하고 연대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해내는 <부산행> 속 공유, 마동석. |
ⓒ 제작사(레드피터), 배급사(NEW) |
세월호는 지난 간 '과거'이므로, '현재'를 대입시켜 보자. 요즘, 사드 배치 문제로 성주가 많이 시끄럽다. 매일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사드에 대한 찬반은 차치하고서, 성주 군민들이 분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민들과의 협의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없었다는 데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성주 군민들의 시위에 '외부세력'과 '괴담에 의한 선동'이란 말을 갖다 붙이며, 본질을 왜곡시키려 한다.
언론은 또 어떤가. <부산행> 속 언론처럼 정부의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 바쁘며, 좀비를 폭력시위대로 묘사했듯 성주 군민들을 '외부세력'으로 낙인찍으려 한다. 정부의 일방적인 장소 선정에 문제는 없는 것인지, 나아가 사드 배치에 대한 국민적인 합의는 제대는 이뤄졌는지에 대한 논의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무능한 정부와 가벼운 언론을 가진 사회에서 생존은 결국 개인의 몫이다. 부산행 기차에 탑승한 시민들이 그러했듯, 우리에겐 이미 '살아남기'란 숙제가 주어졌는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마도 '혼자 갈 것인가, 아니면 함께 갈 것인가' 정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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