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투르쿠] 핀란드 옛 수도서 중세城 거닐고..'무민'이 손흔드는 동화속 마을로

정의현 2016. 7. 25.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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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最古도시 투르쿠

핀란드 국민 캐릭터 `무민`
핀란드 헬싱키 북서쪽 160㎞에 위치한 해안도시 투르쿠는 인구 20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핀란드 제2의 도시다. 1812년까지 핀란드의 수도였던 이곳은 한때는 스웨덴의 통치를 받아 스웨덴어를 모국어로 쓰는 인구도 많으며 스웨덴식 이름인 오보로도 불린다. 헬싱키에서 기차로 2시간가량 걸리는 이곳에서는 중세의 성, 대성당과 도시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강이 어우러져 전형적인 유럽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 핀란드 대통령의 별장이 있는 휴양도시 난탈리는 투르쿠에서 차로 15분이면 갈 수 있어 투르쿠 여행자는 대부분 난탈리도 함께 방문하는 편이다. 이 지역은 10월에 'Food&Fun'축제가 열릴 정도로 핀란드 내에서도 맛집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최고의 산책 코스 '아우라 강변'

투르쿠의 심장이자 영혼으로 불리는 아우라 강을 빼놓고는 투르쿠를 설명할 수 없다. 지역 대표 맥주 이름이 아우라다. 폭은 넓지 않아 90초 동안 강을 건너는 '퍼리'가 무료로 운영된다. 아우라 강변에 정박해 놓고 운영하는 보트 레스토랑도 많으며 최근에는 강에서 보트를 타고 건널 수 있는 체험 그로그램 라나도 운영한다. 49유로를 내면 최대 8명이 1시간 동안 소형 전기 모터를 단 보트를 직접 작동하며 아우라 강변을 즐길 수 있다. 아우라 강을 즐기는 데 있어 최고의 준비물은 뭐니 뭐니 해도 '날씨'다. 날이 좋으면 발이 편한 신발을 신고 유럽 분위기 물씬 풍기는 아우라 강변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여행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투르쿠의 심장이자 영혼으로 불리는 아우라 강. 정박된 보트 위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유명하다. [사진 제공 = 핀란드 관광청]
지역 맛집·레스토랑 체험 '푸드워크'

여행의 큰 묘미 중 하나는 그 지역의 맛집을 찾아다니는 일. 투르쿠 관광청이 공식 운영하는 '푸드워크'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선택의 고민을 한결 덜 수 있다. 푸드워크는 투르쿠에 위치한 총 10개의 레스토랑 중 5개를 선택해 체험할 수 있는 카드다. 참여 레스토랑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을 정도로 투르쿠 대표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메뉴도 애피타이저부터 수제버거, 간단한 스테이크는 물론 디저트 카페까지 다양하니 취향껏 먹을 수 있다. 가격은 44유로로 첫 사용일로부터 3일간 유효하다. 음료는 포함돼 있지 않으며 푸드워크 프로그램에 적혀 있는 메뉴만 먹을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역사의 더께가 한눈에 '투르쿠 성'

1280년에 지어진 투르쿠 성은 애당초 방어 목적으로 지어져 흔히들 생각하는 화려한 유럽의 성은 아니다. 수세기 동안 온갖 화재와 전쟁 등을 거치며 끊임없이 개·보수가 이뤄진, 그야말로 산전수전 다 겪은 성이다. 17세기에 현재 모습으로 완성됐으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 폭격으로 지붕이 내려앉아 이후 재건 과정을 거쳤다. 투르쿠는 추운 겨울이 오래 지속되는 곳이라 스웨덴 귀족들이 즐겨 찾는 공간은 아니었다. 호화롭진 않지만 과거 북유럽인들의 현실적인 생활상을 짐작할 수 있다. 궁의 기능을 하는 다른 성과는 달리 방어에 유리하도록 계단이 반대로 나 있으며 특히 병사들이 머물던 성의 본관은 방마다 문이 하나씩밖에 없고 창문도 거의 없다. 핀란드 영화의 단골 배경이다. 6월부터 8월까지는 매일 영어 가이드투어가 여러 차례 있으며 입장료는 9유로다.

대통령의 휴양지 '난탈리'

투르쿠에서 14㎞ 정도 떨어진 난탈리는 대표적 여름 휴양지다. 핀란드 대통령의 별장이 위치해 있는데 대통령이 있을 때에는 깃발을 올려 주변인들에게 알린다. 대통령 별장에는 3000가지 종류의 꽃으로 꾸며진 정원이 있는데 매주 금요일 오후 일반인에게 무료 개방한다. 스칸디나비아 최대 규모의 스파 리조트인 난탈리 스파호텔이 있어 인근에 있는 무민월드와 더불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다. 투르쿠에서 차로 15분 정도 걸리며 지역 버스 6·7번을 이용하면 3유로로 30분 만에 갈 수 있다.

여름시즌에는 증기선 우코페카를 타면 편도 24유로에 1시간45분 동안 수천 개의 섬으로 둘러싸인 투르쿠 군도의 경치를 감상하며 난탈리와 투르쿠를 오갈 수 있다. 전원에 지어진 여름별장(서머 코티지), 사우나와 요트로 구성된 핀란드인들의 여름 나기의 전형을 맛볼 수 있다.

핀란드 국민 캐릭터인 무민을 테마로 한 "무민월드". 1년 중 6~8월과 2월 중 일주일 정도만 운영한다. [사진 제공 = 핀란드 관광청]
핀란드인들의 한없는 '무민' 사랑

핀란드 하면 무민(Moomin)이고 무민 하면 핀란드일 정도로 핀란드인들의 무민 사랑은 대단하다. 여류 동화작가인 토베 얀손이 1945년부터 1970년까지 8편의 무민 동화를 발간해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특히 1990년대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큰 사랑을 받았다.

트롤이라는 상상의 괴물 종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괴물 종족이라는 본래 출신이 무색할 정도로 하마에 가까운 '심심한' 모습이 특징이다. 디즈니로 대표되는 화려한 영미식 캐릭터와 달리 조용하고 생태 친화적 삶을 중시하는 핀란드인들의 일상을 그대로 가져와 공감을 얻었다.

무민월드는 난탈리 항구에서 300m 길이의 나무다리로 연결된 카일로 섬에 자리 잡고 있다. 무민 캐릭터들이 사는 전통적인 핀란드의 집과 마을을 그대로 재현했으며 캐릭터들과 같이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1000명 수용 규모의 극장에서 연극도 하며 수시로 야외극도 진행한다. 무민월드는 1년 중 하절기인 6~8월 석 달과 2월 중 일주일만 문을 연다. 별다른 놀이기구는 없지만 둥글둥글한 무민 캐릭터들과 함께 경치 좋은 난탈리 섬의 운치를 즐길 수 있다. 매년 20만명이 찾는데 4명 중 1명은 외국인이라고 한다.

사우나天國 핀란드
전국 300만개 넘어…휴식문화의 아이콘

헬싱키 국제공항에는 비록 유료이긴 하지만 사우나가 있다. '사우나(sauna)'라는 말 자체가 핀란드어에서 유래했을 정도로 핀란드의 사우나 사랑은 뿌리가 깊다. 1500년 전 통나무로 지은 훈제 사우나가 일반화됐고, 1900년대부터는 굴뚝 달린 통나무 사우나가 흔해졌다고 한다. 아무리 오래된 아파트라고 할지라도 최소한 공용 사우나 정도는 있다고 한다. 호텔에도 대부분 사우나가 마련돼 있다. 기업들이 길가에 무료 사우나를 설치하고 마케팅을 펼치기도 한다.

인구 550만명인 나라에 약 300만개의 사우나가 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핀란드인들의 휴가는 호수가 많은 나라답게 수영과 사우나의 연속이라고 보면 된다. 1956년부터 24년간 핀란드를 통치한 우르호 케코넨 대통령은 인접국 소련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동서화합을 이루는 데 사우나 정상회담을 이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예전에는 추운 겨울에 사우나에서 출산을 했을 정도로 사우나를 빼놓고는 핀란드인의 삶을 논하기 어렵다.

핀란드에서의 사우나는 한국에 일반화된 습식 사우나와는 달리 건식 사우나다. 핀란드관광청은 "핀란드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휴식을 취하며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것"이라고 소개한다. 실제로 기자가 체험한 핀란드 사우나는 한국의 찜질방과 달리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이용하는 이들도 매우 조용한 것이 특징이었다. 적은 학습시간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학업성취도를 자랑하는 핀란드의 교육 비결에는 훌륭한 교육 시스템에 더해 사색을 유도하는 사우나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

[투르쿠 = 정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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