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전대 D-1> '러닝메이트 케인'..참신함보다 안정 선택

내부결속·승리가능성 '플러스'…진보성향 부족과 낮은 인지도 '마이너스'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결국 팀 케인(버지니아) 상원의원을 부통령후보(러닝메이트)로 택했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불과 사흘 앞둔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에, 그것도 오후 늦게 '부통령후보 케인'을 발표한 점은 그만큼 클린턴의 고민이 깊었음을 보이지만, 안정과 결속을 얻는 대신 참신함과 역동성을 포기했다는 게 정치 분석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24일 CNBC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기성 정치권에 속하는, 중서부 지역에서 성장한 남성'인 케인은 '안정감'의 표상이다.
전통적인 정치인이고, 논란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사람이며, 버지니아 주정부의 금고를 균형 재정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 점 등은 케인하면 떠오르는 '안정'이라는 가치를 더하는 요인들이다.
케인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건강보험개혁 '오바마케어'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같은 무역협정을 지지하는 것 역시 정책의 연속성을 내세울 수 있는 토대다. 케인은 지난해 TPP를 지지한 13명의 민주당 상원의원 중 한 명이다.
화려하게 주목받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성과를 내는 성향이면서 클린턴은 물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도 끈끈한 관계를 갖고 있고, 특히 '클린턴 입장에서 함께 일하기 편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듣는 점은 선거운동 과정에서는 물론 만약 '힐러리 행정부'가 만들어졌을 때 불협화음을 예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케인이 자신을 스스로 '지겨운'(boring) 사람이라고 말하는 점 또한 케인 자신은 물론 클린턴에게도 자산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런 요인들을 바탕으로 한다.
정치전문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는 클린턴에게 '튀는' 러닝메이트가 필요 없다는 점을 클린턴 자신이 보였다고 풀이했다.
2000년 이후 부통령후보의 정치 근거지가 되는 주에서 대통령후보 지지도 상승효과가 점점 더 두드러지는 점은, 민주당이나 공화당 중 어느 한쪽에 뚜렷한 지지 성향을 보이지 않는 '경합주' 가운데 한 곳인 버지니아 주에서 기반을 다진 케인을 선택함으로써 클린턴의 승리 가능성을 그만큼 높이겠다는 계산이 깔렸다고 할 수 있다.
경쟁 정당인 공화당에서 '지지 기반을 넓히는' 역할보다는 '내부 결속'에 무게를 둔 부통령후보인 마이크 펜스를 선택하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도 부통령후보로 기성 정치인을 선택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기류가 형성됐을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당내 경선 과정에서 보였던 성향이나 선거운동 방식을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대부분 유지했기 때문에, 현재의 구도만 유지한다면 비록 득표 차이는 근소하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 민주당 내부에서 있었을 것이라는 풀이다.

그렇지만 관점을 참신성이나 역동성이라는 부분으로 바꾸고, 특히 클린턴이 반드시 끌어안아야 할 버니 샌더스 지지 유권자층으로부터 얼마나 환영받을지를 가늠한다면, 러닝메이트 케인은 플러스보다는 마이너스가 더 크다는 평가 또한 만만치 않다.
케인이 안정적인 정치 성향을 보였던 만큼 안보 관련 정책에서는 다소 강경한 입장을 보였고, 진보주의자들이 반대하는 적극적인 에너지자원 개발에 대해서도 케인은 그동안 호의적인 입장이었다.
특히 케인이 금융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정치활동을 했던 부분은 무역협정 찬성과 더불어 진보주의자들이 케인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대표적인 부분으로 꼽힌다.
샌더스 지지단체 '피플 포 버니'의 공동설립자 위니 웡은 온라인매체 바이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캠프가 정말로 샌더스 지지자들을 끌어들이고 싶었다면 진정한 진보 성향의 인물을 러닝메이트로 골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케인이 자신을 '지겨운' 사람이라고 할 정도임을 감안하면, 클린턴이 그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함으로써 가장 많은 대가를 지불한 부분이 바로 참신함이다.
비교적 낮은 인지도 역시 클린턴의 선거운동에 새로 강한 동력을 제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파이브서티에이트의 집계를 보면 케인에 대한 인지도는 40%로 공화당의 펜스(23%)보다는 높지만, 현 부통령인 조 바이든이 2008년 기록한 49%나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2012년 공화당 러닝메이트로 나섰을 때의 49%보다는 모자란다.
smi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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