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백남기 사건 심각하게 보고 있다"

김연희 기자 입력 2016. 7. 2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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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민중총궐기를 주도한 혐의로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것에 대해 국제 인권단체와 노동단체들이 잇따라 우려를 표명했다. 국제인권연맹(FIDH)과 세계고문방지기구(OMCT), 국제노총(ITUC), 유럽노조총연맹(ETUC)은 공동성명을 내고 '집회 참석과 관련해 한국에서 그 같은 중형이 선고된 것은 처음이다. 정부의 노동정책과 노동권 침해를 비판하는 노조, 인권 활동가들에게 우려스러운 선례가 됐다'라고 이번 선고를 비판했다.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역시 선고가 난 당일인 7월4일 '한국 정부가 평화적 집회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위축시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근 사례'라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시사IN>은 2014년부터 한국의 인권 실태를 감시하고 있는 아널드 팡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담당 조사관을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최근 들어 한국에서 집회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고 보는가?

두 가지 예가 있다. 세월호 참사 1, 2주기 집회와 경찰이 과도한 공권력으로 시위를 진압했던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다. 우리는 이 집회 이후 모두 성명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 아널드 팡 국제앰네스티 조사관은 “이번 판결은 집회의 자유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헌법이 정한 집회의 자유는 평화적인 집회만을 보호한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14일 민중총궐기에서 폭력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다.

한국의 국내법은 국제 인권법과 국제적 기준이 보호하는 권리들을 보장해야 한다. 몇몇 시위 참가자들이 폭력이나 불법을 저질렀다고 해서 집회가 평화로운 성격을 잃는 것은 아니다. 만약 집회 참가자 중 일부가 폭력을 사용했다면 경찰은 (해당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다른 참가자들과 분리하고 집회가 질서를 회복하도록 조치를 취하면 된다.

법원은 한상균 위원장이 폭력 시위를 선동했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시위에서 일어난 폭력의 책임을 주최자에게 물을 수 있다고 보는가?

어떤 경우에도 평화로운 집회를 방해한 사람들의 행동 때문에 주최자에게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

경찰은 대규모 집회 때마다 차벽을 설치하고 있다. 법원은 이번 재판에서도 '불법 행진을 막기 위해 차벽을 설치했다'라고 판단했다.

경찰은 시위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돕는 구실을 해야 한다. 그러나 차벽은 시위 진행을 보조한다기보다 집회를 억제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 차벽 자체가 공권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시민들이 목표한 지점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한다. 국제법에 따르면 평화로운 행진은 불법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이 목표로 삼은 장소에 그들의 목소리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농민 백남기씨는 여전히 의식불명 상태다. 가족들이 고발했지만 공권력에 대한 수사는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국제앰네스티는 백남기씨의 부상이 상당히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시위 도중 이루어진 과도한 공권력의 집행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 이는 경찰의 명령 체계에 무책임성이 만연해 있음을 보여준다. 만약 위법행위로 인해 백씨에게 부상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그 책임자들은 반드시 재판을 받아야 한다.

이번 판결이 앞으로 한국에서 집회의 자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보는가?

한국에서 평화로운 반대와 저항에 대해 탄압이 강화되고 있다. 한상균 위원장은 이러한 흐름의 희생자다. 이번 판결은 집회의 자유를 위축시킬 것이다. 현 정권과 다른 의견을 표출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질 거라고 본다.

김연희 기자 / u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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