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후보 수락 연설>경제는 보호무역·안보는 고립주의..'美우선' 노선 공식화
트럼프 연설 전세계 파장
“많은나라와 끔찍한 무역협정”
환율·지재권 적극 대응 밝혀
“미군 있지만 北 더 위험해져”
‘나토 자동개입’ 수정 시사도
“동맹약화 안돼… 동의 못해”
공화 주류의원들 강력 반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가 21일 전당대회 마지막 날 후보지명 수락연설에서 ‘보호무역’과 ‘고립주의’ 노선을 공식화했다.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비전을 현실화하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는 보호무역·고립주의를 양대 축으로 한다는 점을 확실히 한 셈이다. 특히 트럼프는 공화당 정강·정책에서도 막판에 빠졌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다시 언급하면서 “집권하면 무역협정 전면 재검토”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트럼프가 협상용이라지만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열어놓고, 한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분쟁 시 동맹에 대한 자동개입도 부정함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현실화되면 한국은 경제뿐 아니라 안보 측면에서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는 ‘보호무역주의’ =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그동안 수차례 밝혀왔던 무역협정 전면 재검토를 다시 언급하면서 이를 공식화했다. 트럼프가 “중국 등 다른 많은 국가와의 끔찍한 무역협정을 완전히 재협상할 것”이라면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우선 재협상 대상으로 찍었다. 의회 비준을 기다리고 있는 TPP에 대해서도 “우리 제조업을 파괴할 뿐 아니라 우리를 외국 정부의 결정에 종속시킬 것”이라면서 반대 입장을 재천명했다. 트럼프의 이런 입장은 처음이 아니지만, 미국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이를 처음 공식화한 만큼, 그 무게감은 다를 수밖에 없다. 당장 한·미 FTA가 직접적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한·미 FTA에 대해서는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비판하면서 “(클린턴이) 미국의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도 지지했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는 “우리는 미국을 속이는 어떤 나라든 세금과 관세를 활용해 대응하는 것을 포함해 모든 무역 위반 행위를 제재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겠다는 뜻도 확고히 했다.
◇안보는 ‘고립주의’ 노선 =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반(反)이민·대테러 정책 외에는 특별히 외교·안보 문제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국제주의에 반대되는 고립주의 노선을 집중 설명했다.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지만 북한은 더 위험해졌고 더 많은 핵을 가지게 됐다”면서 그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트럼프는 그동안 여러 차례 제기했던 한국의 방위비 분담 인상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이 한국·일본을 위해 “돈을 쓰지만, 우리는 무역을 통해 1년에 8000억 달러를 잃고 있다”면서 집권하면 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놨다. 트럼프가 “사우디아라비아나 독일, 일본, 한국 쪽과 협상을 한다고 치자. 협상에서는 항상 자리를 박차고 나갈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특히 트럼프가 미군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분쟁에 자동개입하는 조항에 대해 “그 나라가 미국에 대한 의무를 다했는지를 검토한 뒤에 방어에 나설 것인지를 결정할 것”이라는 원칙을 밝혔다.
◇공화당 주류, 보호무역 기조에 반발 = 자유무역과 개입주의를 원칙으로 삼고 있는 공화당 주류와 동맹국들은 트럼프의 발언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던 미치 매코널(켄터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마저도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나토는 세계사에서 가장 중요한 군사동맹이며, 나는 누군가가 나토를 공격한다면 우리의 동맹으로서의 역할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리블랜드=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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