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인허가 45년만에 통합.. "환경·경제 두 토끼 다 잡겠다"

세종=유영호|세종=이동우 기자|기자 2016. 7. 2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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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환경관리제도 上]수질·대기 등 10개 환경인허가 사업장당 1개로 통합

[머니투데이 세종=유영호 기자, 세종=이동우 기자] [[통합환경관리제도 上]수질·대기 등 10개 환경인허가 사업장당 1개로 통합]

경기도 소재의 A사업장의 폐수처리시설 전경.

지난 19일 찾은 경기도 소재의 A사업장. 생산공장이라는 설명과 달리 굴뚝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여기저기 사무실처럼 보이는 건물만 가득했다. ‘이곳이 공장이 맞나’ 하는 의구심을 억누르며 이동하길 10여분, 넓은 부지 한 켠 에 6~7층 높이의 오피스텔처럼 보이는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건물 가까이로 다가가자 시큼한 냄새가 코끝을 살짝 찔렀다.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 가니 커다란 정화조가 모습을 드러냈다. 단순히 사무실이라고 생각했던 건물 곳곳이 폐수처리를 위한 각종 장치로 차 있어다.

A사업장에서 운영되는 폐수처리시설은 처리장 기준으로 7개. 각각의 처리장에는 약 20개에 달하는 장치가 설치돼 있다. 사업장 전체에 대기·수질 관련 환경시설이 100개가 넘다 보니, 시설이나 공정 등이 변경될 때 수행해야 하는 인허가 작업은 만만치 않다. 연간 평균 8차례 정도 인허가가 이뤄지는 데 담당 기관은 경기도, 지방환경청 등 제각각이다. 인허가에 필요한 서류만 A4 용지로 최소 8000장에서 최대 1만2000장에 달한다.

A사업장 관계자는 “우리 사업장은 대기·수질 1종 배출사업장으로 환경오염물질 배출시설만 사업장 전체에 100여개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무원이 열심히 규제하고, 기업도 최선을 다해 법을 지키지만 실제 환경 개선 여부는 의문이 많다”며 현행 환경관리제도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A사업장과 같은 다중환경오염물질 배출사업장의 애로가 개선된다. 바로 통합환경관리법 시행으로 환경관리제도가 45년 만에 대전환을 맞이하는 것. 내년부터 현장에 적용되는 통합환경관리법은 산업현장의 이런 불편을 해소하는 동시에 규제의 목적인 환경오염 예방의 실효성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1971년 도입된 현행 환경오염시설 허가제도는 △대기 △폐기물 △수질 △토양 △소음·진동 등 10개 개별 오염원별로 인허가를 따로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업장 1곳에서 10개의 환경오염시설을 운영할 경우 최대 100건의 인허가를 각각 취득해야 한다.

하지만 통합환경관리법이 시행되면 시설당 10개의 인허가가 사업장당 1개로 통합된다. 사업장 내 여러 개의 환경오염시설을 운영해도 앞으로 통합허가를 1건만 취득하면 된다. 시설별로 건당 최대 73종에 달하던 행정서류도 사업장당 ‘통합환경관리계획서’ 1종으로 간소화된다. 서류제출도 온라인으로 하면 된다.

오염원별로 시·군·도 등으로 흩어져 있던 인허가권은 환경부로 통합된다. 인허가 관청에서 중구난방으로 이뤄지던 정기정검도 인허가권이 일원화되면서 연 1회로 축소된다. 그동안 사업장별 환경오염시설 정기정검은 연 66회에 달했다.

이창흠 환경부 환경오염시설허가제도 선진화추진단 팀장은 “인허가가 통합되면서 사업장 전체적으로 오염배출 지점이나 오염저감 방식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환경관리 수준도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염물질 배출기준도 사업장별 ‘맞춤형’으로 부여할 수 있게 된다. 현행 제도는 모든 사업자가 준수해야 하는 의무사항이 법령에 규정되어 있어 사업장 여건에 따라 불필요한 사항도 모두 지켜야 하는 불합리성이 존재했다. 특히 한번 허가를 받으면 계속 유지돼 오염처리기술 등 과학기술의 진보를 적절히 반영토록 할 수단이 없을 뿐 아니라 신종 환경오염물질 배출 규제도 어려웠다.

하지만 통합환경관리법이 시행되면 허가조건 및 허가배출기준을 5년마다 기술발전 수준, 관리의 적정성 등을 토대로 주기적으로 검토해 사업자 의견수렴을 거쳐 변경할 수 있다. 여기에 업종별로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면서도 경제성이 높은 최적 기술을 찾는 ‘최적가용기법(BAT) 기준서’를 기업·전문가·정부가 함께 만들어 보급해 환경관리의 실효성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사업자는 배출시설 등의 운영 관리에 관한 연간 보고서를 제출하고 허가·관리 사항을 공개해 제도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적 우려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통합관리법은 연간 대기오염물질 발생량 20톤 이상이거나(대기 1·2종), 수질오염물질을 하루 700㎥ 이상(수질 1·2종) 배출하는 20개 업종에 적용된다. 내년 △전기(발전) △증기공급 △폐기물처리(소각) 3개 업종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20개 업종은 배출사업장 수로는 전체의 1.6%(1350여개)에 불과하나 오염물질 배출량 기준으로는 전체의 70% 차지한다. 다만 제도 전환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기존 사업장에는 4년간의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통합환경관리법 시행으로 막대한 경제적 편익도 기대된다. 1990년 통합환경관리제도를 도입한 유럽연합(EU)은 매년 4000억원에 달하는 행정비용을 줄이고, 자원 절감과 재활용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도 통합관리법 시행으로 질소산화물 1만4000톤 배출 저감에 따른 환경개선 편익 1443억원과 연간 90여억원의 기업 인허가·관리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 관련기술 개발 등으로 2030년까지 공공·민간 분야에 일자리 3000여개도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박근혜정부 환경정책의 역점 과제인 통합환경관리법이 시행되면 환경관리가 과학적 방식으로 전환돼 배출오염을 줄일 뿐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은 경쟁력대로 높아지고 환경은 환경대로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유영호 기자 yhryu@mt.co.kr, 세종=이동우 기자 can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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