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대 데뷔 英 메이, 재치있는 언변으로 '시선 집중'

2016. 7. 21.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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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신임 총리가 재치있는 언변으로 유럽 외교가의 시선을 끌고 있다.

취임 이후 첫 해외방문국으로 독일을 찾은 메이 신임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1시간 남짓 정상회담을 한 뒤 메르켈 총리와 나란히 선 공동 기자회견장.

한 독일 기자가 "보리스 존슨을 외무장관에 임명한 이유가 뭔가. 축구로 말한다면 경기에 뛰고 싶지 않은 선수를 왜 출전시켰는가"라고 물었다.

유럽연합(EU) 탈퇴를 이끈 존슨이 외무장관에 기용되자 독일 등 유럽에서는 아연실색했었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는 "영국 유머" 사례라고 딱지 붙였다. 메르켈이 이끄는 대연정의 소수 파트너 사회민주당 롤프 뮈에체니흐는 "영국이 보건장관으로 드라큘라를 임명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막말' 대가 존슨은 EU 통합을 히틀러의 야심에 비유한 바도 있다.

독일 기자의 질문을 받은 메이 총리의 답변은 이랬다.

"영국 총리가 독일처럼 축구를 잘하는 나라에서 축구 이야기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

메르켈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의 의제들과 연관되지 않은 질문에 재치있게 빠져나간 것이다.

불과 몇 시간 전에 메이는 영국 의회에서도 '촌철살인' 한마디로 영국 언론들의 주목을 받은 터였다.

취임 이후 첫 '총리와의 질의'에 나선 메이 총리를 향해 야당인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가 부도덕한 고용주들 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일자리 불안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추궁했다.

메이는 "많은 (노동당) 의원들에게 익숙할 것 같다. 직원들 얘기를 듣지 않는 상사. 직원들에게 몸을 웅크리라고 요구하는 상사.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규정을 부당하게 이용하는 상사"라고 말한 뒤 목소리 톤을 낮춰 코빈을 바라보면서 "누군지 상기시켜줄까요"라고 카운터펀치를 날린 뒤 자리에 앉았다.

코빈이 소속 의원들의 거센 사퇴 요구에도 버티면서 '대표 경선에 나서는 후보는 최소 20% 이상의 동료 의원의 지지 서명을 받아야 한다'는 경선 규정을 놓고 현 대표는 적용되지 않고 자동 출마할 수 있다는 해석을 논란 끝에 끌어내 경선 출마 불가의 위기를 넘긴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대해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가 연상되는 장면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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