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위해성·정화 등 연구..'침묵의 암살자' 쫓는 프로파일러
[경향신문] ㆍ광주과기원 ‘피해저감 사업단’ 180여명 맹활약

“초미세먼지가 어디서 발생하며 독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먼저 밝혀야 맞춤형 대책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지스트(GIST·광주과학기술원) 초미세먼지 피해저감 사업단 연구원들은 자신들을 ‘미세먼지 프로파일러’라고 했다. 이들은 범죄자를 쫓는 경찰 프로파일러처럼 머리카락 굵기(50㎛)의 20분의 1 크기(2.5㎛ 이하)로 눈에 보이지 않는 초미세먼지를 추적·분석한다.
초미세먼지는 폐 깊숙이 침투할 수 있어 ‘침묵의 암살자’라고도 불리지만,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연구가 시작된 것은 2014년부터다. 지스트를 중심으로 전국 19개 기관 180여명의 연구진으로 꾸려진 사업단은 위해성팀과 정화팀, 예보팀 등 5개 팀으로 나뉘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일 찾은 사업단에서는 볏짚과 석탄을 태우고 디젤엔진을 가동해 미세먼지를 발생시킨 뒤 분석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초미세먼지는 발생 원인에 따라 성분과 모양이 달라 분석하면 어디서 발생했으며 독성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사업단은 10개 종류의 미세먼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박기홍 사업단장은 “초미세먼지의 성분과 대기 흐름 등을 파악하면 발생과 유입 경로를 알 수 있다”면서 “국내 미세먼지의 절반 정도는 중국에서 날아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그동안에는 축적된 자료가 없어 중국 측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초미세먼지 제거 장치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사업단은 필터 대신 물을 이용해 초미세 입자를 제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필터 교체 비용이 들지 않아 경제적이다. 시제품으로 만든 마스크는 300나노미터(nm) 크기의 미세먼지를 99%까지 제거한다. 기존 황사마스크는 미세먼지가 84% 정도 제거됐다. 박 단장은 “실시간 측정망을 늘리고 분석을 강화하면 일기예보처럼 동네마다 정확도 높은 ‘초미세먼지 예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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