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노후는 스스로" 사회안전망도 불안한 한국인들

우리나라 국민은 1인당 보험료로 연간 344만원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험료 지출기준으로 세계 6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경제력에 비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글로벌 재보험사 스위스리가 발간하는 ‘시그마’지에서 국가별 보험밀도(인구당 보험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3034달러(약 344만원)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에서 18번째로 높은 수치다.
인구당 보험료는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케이맨제도(1만2619달러)가 가장 높았고 스위스(7370달러), 홍콩(6271달러), 룩셈부르크(5401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인은 지난해 1인당 생명보험료로 1939달러(약 220만원), 손해보험료로 1094달러(약 124만원)를 지출했다. 1인당 보험료는 2010년 2332달러(약 264만원)에서 5년 사이 80만원가량 증가했다. 순위도 2010년 세계 23위에서 18위로 올라갔다.
국가 경제력을 따지면 보험료지출순위가 더 올라간다. 스위스리가 GDP 대비 보험료를 뜻하는 보험침투도를 비교한 결과 한국은 11.42%로 세계 6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6.23%)의 1.8배에 달한다.

한국보다 보험침투도가 높은 나라는 케이맨제도(20.24%), 대만(18.97%), 홍콩(14.76%), 남아프리카공화국(14.69%), 핀란드(11.86%)밖에 없었다. 일본은 10.82%로 7위에 올랐다. 한국의 보험침투도 역시 2010년 11.09%에서 5년 사이 소폭 상승했다. 이는 사회·복지 여건이 좋지 않은 데다 경기 침체에 노후 불안까지 커지며 국민들이 퇴직연금 등 보험 지출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선진국의 경우 손해보험료 지출이 큰 반면 한국은 사회 안전망이 부족해 노후가 불안하다는 인식이 있어 생명보험료 지출이 더 크다”며 “연금보험, 종신보험 등 보장과 저축의 개념이 결합된 상품이 많이 팔리는 것도 이 같은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보험시장의 총 수입보험료는 1536억2000만달러(약 174조4000억원)로 세계 8위를 기록했다. 1년간 성장률은 4.8%였다. 미국이 1조3162억7000만달러로 총 수입보험료가 가장 많았고 일본(4497억달러), 중국(3865억달러), 영국(3201억70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스위스리는 “한국은 보장성 보험의 활발한 판매가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를 증가시켰고 손해보험에서는 자동차와 건강보험료 인상 효과를 봤다”고 평가했다.
한편 보험연구원은 이날 ‘2016년 수입보험료 수정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보험산업의 수입보험료가 4.8%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자동차보험(9.0%)이 크게 성장하고, 장기손해보험(3.3%), 일반손해보험(2.4%)은 완만히 성장할 것”이라며 “개인연금은 수요 위축으로 1.0% 감소하고 퇴직연금은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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