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19년 '축사 노예' 사건, 경찰 피해자 조사 난항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충북 청주청원경찰서는 16일 노역 피해자인 A(47)씨에 대한 2차 조사를 잠정 연기하고, 전문보호기관에 심리 치료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인기피증세를 보여왔던 A씨의 불안증세가 최근 더욱 심해졌기 때문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19년 만에 어머니와 상봉한 뒤 안정을 찾았던 A씨의 불안증세가 최근에 갑자기 더욱 심해졌다"며 "갑작스런 주변의 지나친 관심과 바뀐 환경 때문에 그런 것 같아 우선은 안정을 취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전날 이뤄진 경찰 조사에서 "(주인에게)맞은 적이 있다"며 "소똥을 치우는 게 싫다, 농장에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극심한 심리적 불안 상태를 보이면서 조사는 불과 30분 만에 끝낼 수밖에 없었다.
경찰은 A씨가 심리적 안정을 찾는 대로 일정을 조율해 재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이처럼 피해자 조사가 다소 미뤄지면서 경찰은 당분간 탐문수사 등을 통해 그동안에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주민 탐문 수사 등을 벌여 A씨 부부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 보강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이미 축사 주인인 김모(69)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일부 학대 정황을 포착했다.
김 씨 부부는 1997년 소 중개업자로부터 우연히 A씨를 소개받아 이때까지 6㎥ 남짓 한 축사에 딸린 쪽방에서 생활하게 하면서 정기적인 임금도 주지 않은 채 축사 일을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일 A씨가 "주인이 무서워 집에 가기 싫다"며 한 회사 건물에 무단침입해 경찰이 출동하면서 19년 만에 세상에 드러났다.
일부 마을주민 등을 상대로는 축사 주인인 이들 부부가 A씨를 굶기거나 폭행한 것 같다는 등의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A씨가 말을 듣지 않을 경우 머리를 쥐어박는 등 폭행한 사실을 김 씨가 인정했다"며 "밥을 제대로 먹이지 않았다는 주민 진술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해 통장을 만들 수 없어 필요할 때마다 돈을 줬을 뿐"이라며 "가족처럼 지낸 것이지, 강제로 일을 시킨 것은 아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자 조사가 끝나는 대로 김 씨 부부를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밝혀낸 뒤 신병처리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청주CBS 장나래 기자] itsm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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