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드는 中 애국주의..남중국해 문제 합리적 해결 '딜레마'

2016. 7. 1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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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지도부 내부설득 위한 강경태도는 협상·타협 어렵게 해"
베이징의 한 식당에 내걸린 플래카드 [연합뉴스 자료사진]

"中지도부 내부설득 위한 강경태도는 협상·타협 어렵게 해"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남중국해 중재판결 이후 중국에 배타적 애국주의, 민족주의 정서가 들끓고 있다. 앞으로 남중국해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5일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중국 정부당국이 연일 남중국해 중재결과에 대한 불인정, 불수용 입장을 밝히며 분노를 쏟아내며 일반 중국인 사이에서 전례없이 극단적 민족주의 정서가 들끓고 있다.

네티즌들의 미국과의 전쟁 불사 발언부터 연예인들의 구단선 지도 인증 바람, 필리핀산 제품 불매운동 등 다양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다롄(大連)의 한 지하철에서 나이키 운동화를 신은 남성이 '한간'(漢奸·매국노)이라는 욕설을 듣고 싸움을 벌였으나 다른 승객들이 다툼을 말릴 생각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중국 관영매체들도 일제히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하는 글들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사람들이 침략해오면 반드시 때려줘야 하고, 그것도 완전히 부숴놔야 한다"는 마오쩌둥(毛澤東) 어록을 인용하며 중화민족 부흥의 길이 절대로 가벼울 수 없고 정정당당하게 목표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군 관영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인 '싼젠커'(三劍客)도 "남중국해 중재결과가 되레 '중화민족'에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며 상무(尙武)정신 고취, 국가내부의 단결, 군의 혁신과 개혁, 사회도덕 기풍 정화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싼젠커는 이어 이번 남중국해 영유권 중재 '소동'은 미국, 일본 등 서방 열강의 생트집과 전횡으로서 안일에 빠져있던 중국인들에게 이 세상이 약육강식의 세계임을 깨닫게 하고 잠자고 있던 혈기를 깨워 상무 기풍을 함양토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를 넘은 배타적 민족주의 감정은 중국 지도부를 딜레마에 빠트리며 남중국해 문제를 해결하는 난이도를 더욱 높이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중국 지도부가 민족주의 정서를 방치한 채 이용하려는 의도도 갖고 있다는 점 때문에 더욱 위험성이 크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대 한 학자는 "중재결과가 촉발한 민족주의 감정은 중국 당국에는 딜레마가 될 것"이라며 "중국 지도부로선 중재결과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중국 내부를 설득할 방법이 없게 되지만 이런 강경한 입장은 남중국해 정세를 더욱 악화시키며 신축적인 대응을 할 수 없게 만든다"고 말했다.

특히 남중국해 문제는 중국과 관련 당사국간 타협과 양보 정신이 필요한 협상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고 인정받는 상황에서 이 문제에 대한 대중여론의 배타적 감정은 정부당국의 타협 가능성을 막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역시 이런 점을 의식한 듯 민족주의 감정의 격앙을 경계하는 사설을 싣기도 했다.

신문은 "남중국해의 평화안정을 위해서는 협상만이 분쟁 해결의 유일한 출구"라면서 "중국이 대등하고 우호적 협상태도를 견지해야 남중국해를 영구적인 평화, 우의, 협력의 바다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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