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도 소용 없네..죽지 않는 中좀비기업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고용·성장 불안에 정부당국 지원 지속]
중국 최대 특수철강 생산업체인 둥베이특수강은 지난 3월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약 1억2100만달러(약 1389억원)의 부채이자 지급에 실패하면서다.
둥베이는 랴오닝성 지방정부가 70%의 지분을 소유한 국유기업이다. 그럼에도 정국 정부가 디폴트를 허용한 것은 회생능력이 없는 좀비기업을 퇴출시켜 경제구조를 개혁하겠다는 의도에서다. 하지만 디폴트에도 중국 좀비기업들은 퇴출은 커녕 여전히 생을 연명하고 있다. 성장 및 고용 부진 우려에 중국 정부 당국이 제대로된 정리작업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둥베이가 대표적인 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둥베이가 디폴트 후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파산보호 신청, 생산축소, 구조조정 등 어떤 개선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대신 둥베이와 랴오닝성정부는 채권단을 압박해 전체 부채 중 3분의 1만 상환하고 다른 3분의 1은 출자전환, 나머지는 상환 만기를 연장했다. 출자전환은 부채를 해당 기업의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출자전환은 곧 채권단의 손실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둥베이가 한 일이라곤 직원 월급을 약 3분의 1 줄이고 계약직 직원 1000명을 감원한 게 다였다고 WSJ는 전했다. 한 채권단 회의 관계자는 "둥베이의 신용도는 사라졌고 현금흐름은 박살났다"며 "문제 해결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랴오닝성정부가 둥베이의 생명 연장에 목을 메는 이유는 고용과 성장 문제다. 일반적으로 기업 파산시 해당 지방정부는 의무적으로 직원들을 해고하고 재교육시켜야 한다. 이미 사양산업의 줄도산에 직면한 랴오닝성은 올해 1분기 중국 31개 성 중 유일하게 경제가 위축됐다.
중앙정부도 마찬가지다. 지난 5월 중국 정부는 국유건설사인 중국성시건설집단의 지분을 국유금융기관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넘겨 디폴트를 막았다. 작년에는 디폴트에 직면한 중앙정부 소유 철강업체 중강집단공사의 만기 상환을 두 차례나 연장하기도 했다. 최근 약 1년 사이 만기 연장 등 지원 없이 파산신청을 한 기업은 변압기 제조업체 바오딩티엔웨이와 금속업체 광시비철금속 밖에 없다.
중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부채 비중는 세계에서 가장 높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중국 기업들의 부채 규모는 총 1조3000억달러(약 1490조3200억원)인데 이중 247억달러(약 28조3160억원)가 둥베이 등 좀비기업들이 짊어져 상환이 사실상 어려운 부실채권이다.
WSJ는 이 같은 국유 좀비기업들의 연명으로 중국의 과잉생산, 부채급등 문제는 수 년 간 해결되지 않고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성장 둔화와 불필요한 재고의 과잉도 이어질 것이란 진단이다. 컨설팅업체 올리버와이먼의 번하드 코탄코 파트너는 "적어도 10년은 지나야 이런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명호 기자 serene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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