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경북 성주' 사실상 결정]최대 요격거리 200km '수도권 방어' 불가..결국 미군 보호용
[경향신문]
한·미 양국 군 당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지역을 경북 성주로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12일에도 국방부 대변인실은 ‘주한미군 사드 배치 부지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으며, 조속한 시일 내 주한미군 사드 배치 부지에 관해 설명할 것’이라는 입장만 반복했다.
국방부가 사드 부지에 대해 함구하는 동안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가 결성되고 일부 지역에서는 군수가 삭발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는 일이 거듭됐다. 국방부가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도 배치 지역에 대한 설명은 없이 ‘한·미가 2017년 말까지 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일방적으로 지난 8일 발표한 이후 벌어진 일들이었다. 국방부가 불필요한 국민 갈등만 증폭시킨 것이다.
한·미 군 당국은 현재 해발 383m의 성주 성산 정상에 있는 공군 호크미사일 포대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고 사드 포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성주 포대’에 병력 170여명과 대공유도무기인 호크가 여러 대 배치돼 있지만 차지하는 면적은 학교 운동장 크기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X밴드 레이더까지 포함한 사드 포대가 자리 잡기에는 협소하다.
사드 포대는 미사일 발사대가 레이더로부터 최소한 500m 이상 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추가 부지를 조성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성산 일부를 깎아내 평지로 만들거나 인근 농지 등을 활용한 성토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환경 영향평가와 주민들 반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드의 성주 지역 배치가 군사적으로 얼마나 효용이 있느냐도 미지수다. 당초 국방부는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명분으로 스커드 등 북한의 단거리·준중거리 미사일로부터 ‘수도권 방어 및 주한미군 기지 보호’를 내세웠다. 그러나 이후 한·미 간 협의 과정에서 미국 측 논리에 막혀 나중에는 사드 배치 목적을 ‘한반도 방어’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바꾸었다.
실제 최종 후보지로 정해진 성주에 배치할 경우 사드 사거리가 200㎞ 정도임을 감안하면 수도권 방어가 불가능하다. 경기 평택과 대구 등 핵심 미군기지는 포함되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는 미치지 못한다.
군 당국은 사드가 후방으로는 100여㎞ 반경의 영역을 방어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유사시 부산으로 들어오게 되는 미군 증원전력의 안전을 담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세우고 있다. 성주가 북한이 올해 말 실전 배치할 것으로 알려진 300㎜ 신형 방사포(최대 사거리 200㎞) 위협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도 군사적으로 유리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한·미는 지난 8일 한·미동맹의 군사력 보호와 함께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 안전 보장을 위해 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결국 당초 명분과 달리 사드가 주한미군 보호용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사드 1개 포대로는 남한 전역이 커버되지 못한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국방부 부인에도 추가 배치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라는 게 군 안팎의 관측이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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